조현오, 국민은 당신의 패륜을 지켜보고 있다
제작 배포한 CD를 공개하라… 국민은 알아야 한다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08-14)
조현오가 대단한 일을 해 냈다. 역사적 사건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적 자살 원인이 이렇게 밝혀지다니 세상에는 영원한 비밀이 없다는 말이 새삼 실감 난다. 그것도 정부의 경찰 고위 간부에 의해서 말이다.
▲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가 지난 3월 서울경찰청장 시절 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KBS <뉴스9> 보도. |
조현오는 경찰청장 내정자다. 경찰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법도 안다. 거짓말을 할 리가 있는가. 그가 한 말을 고대로 전해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무엇 때문에 사망했습니까, 뭣 때문에 뛰어내렸습니까? 뛰어내리기 바로 전날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되지 않았습니까. 차명계좌가… 10만 원짜리 수표가,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됐는데…”
권 여사가 민주당에 말을 해서 특검을 못하게 했다고도 했다. 다시 정리할 필요도 없다. 경찰관 1천여 명이 모인 공개석상에서 한 말이고 이 말은 CD로 몇천 장이 제작되어 배포됐다.
전직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엄청난 비극의 원인을 공개적으로 확인한 조현오의 말을 믿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이 같은 행동을 어떻게 혼자서 결정해 발표할 수 있을까. 엄청난 파문을 몰고 올 사건의 발표는 분명히 상부에 보고했다는 것이 상식적 판단이 아닌가.
누구와 의논을 했는가. 그것도 조현오가 밝혀야 한다. 당시 조현오는 노 대통령과 관련된 수사에 참가하고 있었는가. 검찰이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검찰 관계자의 말이다.
“조현오는 검찰의 수사 상황을 알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고 차명계좌가 발견됐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조현오가 거짓말을 했는가. 그럴 리가 없다. 거짓말도 할 것이 있고 하지 않을 것이 있다. 수천 장의 CD를 제작 배포할 정도의 확신으로 밝힌 내용이다. 그렇다면 노 대통령 수사를 한 또 다른 팀에 조현오가 관련되었다는 말이다.
검찰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전혀 이 사실을 몰랐다고 할 수 있는가. 이 역시 상식으로 판단하기 바란다.
조현오는 노 대통령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가증스럽다. 확신을 가지고 한 행동이 이제 죄송하다면 당시는 당당했다는 것이다. 그때 또 무슨 음모가 있었는가. 조현오는 노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시위가 격렬해 질 것을 대비해 기죽지 말라고 한 말이라고 했다.
기죽지 말라니. 그건 무슨 뜻인가. 노 대통령이 차명계좌나 만들다 자살하는 범법자니까 아무렇게나 대해도 괜찮다는 말인가. 좋다. 조현오는 자신이 알고 있는 차명계좌를 밝혀야 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소상하게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 경찰위원회 참석하는 조현오 ⓒ뉴시스 |
조현오도 노 대통령 서거에 눈물을 흘린 5백만 국민의 슬픔을 보았을 것이다. 국민이 가질 의혹을 풀어야 할 책임이 있다.
불의한 정치권력에 의해 통한의 삶을 스스로 마감한 전직 대통령을 우리는 잊을 수 없다. 또한, 노 대통령을 음해한 조현오를 우리는 용서할 방법을 찾지 못한다.
무슨 잘못을 저질러도, 어떤 과오가 있어도 눈 감아 주는 이명박 정권의 관용이 오늘의 정치를 황무지로 만들고 국민의 마음도 황폐하게 만든다.
개각의 인물을 보라. 스스로 자백한 신재민 이현동 조현오 이재훈 등등의 범법이 당연한 것으로 통용되는 현실이다. 이러면서 국민에게 어떻게 준법을 요구한단 말인가. 경찰에게 체포된 범법자가 너의 청장부터 잡으라고 하면 뭐라고 할 것인가.
민주당에 요구한다. 당권경쟁도 좋다. 그러나 먼저 할 일이 있다. 조현오 문제 확실하게 처리하라. 청문회 똑똑하게 해라. 온 국민이 지켜본다. 어물쩍 넘어가면 절대로 국민이 용서하지 못한다. 용서하지 않는다.
국민들도 조현오의 패륜을 똑똑히 지켜보며 청문회를 감시해야 한다. 국민이 포기하면 이 나라에 희망이 없다.
2010년 8월 14일
이 기 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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