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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교화될 수 없는 집단 - 경상도 바로보기 [1]

교화될 수 없는 집단 - 경상도 바로보기 [1] 
'단순무식함의 본질'을 알아야 해법이 보인다

(서프라이즈 / 독고탁 / 2010-02-04)


언젠가 한번은 파헤쳐보려고 했습니다.

한 번 두 번도 아니고 날이면 날마다, 때면 때마다 맞닥뜨리게 되는 황망한 상황을 접할 때마다 ‘이 인간들은 왜 이런 것일까’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불편함과 함께 절망의 늪으로 빠지게 만드는 원천 - 그들의 ‘텅빈 뇌’를 한번 해부해 보고 싶었습니다. 도대체 뭐가 들어 있는지 한번 보기라도 하게…

그 난해한 원인을 밝혀내고자 하는 욕구는 거의 평생을 경상도에서 살았던 사람으로서, 경상도에서 배우고 경상도 사람과 결혼해서 아직도 경상도에 살고 있는 사람의 피할 수 없는 의무요, 시대적 사명이라는 중압감으로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기실, 사회인이 될 때까지는 그닥 별 불편함 없이 살았습니다.

좋은 친구들, 좋은 사람들… 살아오며 만나고 사귄 사람들 대부분 좋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제 주변에만 유난히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가 아니라 제가 느끼기에 경상도 사람들 대부분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의사표시 분명하고, 의리있고, 인정많고, 화끈하고, 한번 맺은 정 끈끈히 이어가는 그런 사람들이었지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매우 불편함으로 그리고 불쾌감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명절날 한해 한 두 번 볼까말까한 가족 친지가 한자리에 모여 정겨운 시간을 나누다가도 어떤 특별한 주제로 빠지게 되면 여지없이 그 불편함과 불쾌감은 주파수의 파장에 따라 증폭되고 결국 증오심에 이르기까지 감정이 격해지는 걸 느끼곤 하였습니다.

도대체 이 개 같은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돌이켜 곰곰이 생각해보면 독재의 망령이 서슬 퍼렇게 살아 설치던 긴긴 시절에도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총으로 찬탈한 경상도 정권의 대를 이은 횡포속에서도 경상도민의 의식수준은 분명 지금과 달랐던 기억입니다.

고딩시절. 긴급조치 9호가 발령되어 찍소리 못하던 시절이었지만 어른들도 친구들도 모두 쉬쉬하는 가운데 독재정권의 횡포에 대해, 그들의 패악질에 대해, 그것이 옳지 않음에 대해 분명히 알고 있었고 분노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랬던 그들이 민주세상을 경험하고서도 오늘날 보이고 있는 지금의 모습은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요?

이게 도무지 연결되지 않았고 그 상관관계를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해석하는 것 자체가 여간 난해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평생 경상도에서 살았던 사람이 이럴진대 경상도와 연이 닿지 않는 분들이 느끼시는 황망함은 오죽하랴 싶습니다.

간단히 한 가지 문제만 짚어 봐도 그렇습니다. 예로부터 경상도는 불의에 항거할 줄 아는 정신과 전통을 가진 곳으로 이해되어왔습니다. 물론 광주 항쟁과 신의주 의거 등 전국으로 확대시키면 민족정신으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경상도가 유별났던 것은 경상도에서 들고 일어나면 정권이 바뀌거나 치명타를 입을 정도로 끝장을 봤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1946년 10월 미군정 영역인 대구 지역에서 일제 강점기 지배체제가 그대로 유지된 미군정과 미군정 지지세력에 대한 대규모 유혈 항쟁이었던 ‘대구 10.1사건’(좌익이 주도했다는 이유로 아직도 ‘10.1 대구폭동’으로 불리는 것이 한계), 마산에서 촉발된 3.15 부정선거와 4.19의거, 부산.마산 중심의 ‘부마항쟁’ 그리고 그 외 민주 항쟁에서 보여준 경상도민의 역량을 결코 과소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그렇다면 말이지요. 지금 경상도 사람들이 보이고 있는 꼴은 도대체 뭐냐라는 것이고, 이 연결고리를 풀어내는 것이 여간 어려운 문제가 아닙니다. 역사의식, 민주의식 뿐만아니라 불의에 분노할 줄 아는 정의감까지 가졌던 사람들이 지금에 와서 보이고 있는 태도와 말과 의식구조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해야 할까요.

경상도의 Major Code는 ‘단순무식함’

바로 그것이 해답이요 Key라고 생각합니다. ‘단순무식함’ 그 외에 어떤 고차원적인 분석이나 해설도 경상도를 이해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들에게는 논리(論理)가 거의 통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연역적, 귀납적 설명이 전혀 먹히질 않는, 참으로 괴이하고 특이한 종족입니다. 그래서 괴담을 즐기는 고담도시를 만들고 그 속에 살아도 별로 불편함을 모르는 것입니다. 지적 불편함, 이지적 불쾌감, 그런 단어는 그들의 뇌에 별 자극을 주지 못합니다. 

‘A는 B고, B는 C이니, A와 C는 이렇게 관련된다’ 라는 설명을 그들에겐 할 수 없습니다. 왜? 그들의 ‘단순함’은 그 정도 긴 말을 끝까지 들을 만큼 인내심이 강하지 못하고, 그들의 ‘무식함’은 그 정도 논리를 연관 지을 만큼 사고력이 받쳐주질 않습니다.

이것은 저를 포함한 그들 영남 종족의 두뇌 능력이나 IQ 혹은 지적수준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근거 없는 맹목적 비난에 불과할테니 말입니다. 문제는 지배환경입니다. 그들 머리 속을 지배하고 있는 고정적 관념이 그에 상응하지 않는 이론을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고착화된 사고의 구조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 ‘단순함’과 그 ‘무식함’이 오묘하게 결합된 우라질레이숀들은 그 논리를 차분히 설명하는 도중에도 참지 못하고 신경질적으로 반응합니다.

“마~ 마~ 고마해라~ 내사 마~ 무신 말인지 하나~도 모리겠꼬~ 나는 정치도 모리고~ 갱제도 관심업꼬~ 어쨌든~ 갸~는 빨갱이라~카이 싫고, 쟈~는 몬해묵껬다~카이 싫고~ 야~는 사람들이 젤 낫다~카이 나는 무조건 야~를 찍을끼다~ ”

그걸로 끝입니다. 표현의 방법만 조금 다를 뿐, 거의 이 수준의 샘플에서 별반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나마, 눈 멀어 찍고보니 괴물딱지라는 생각이 들어 슬그머니 자신의 손가락이 부끄럽다는 생각을 가질만큼 진화한 종족들도 그 사실을 드러내지 않고 변명하듯 둘러댑니다.

“마~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오데있노~ 그라고 이왕 대통령 시켜줏으니께네~ 맡겨주고~ 쪼매씩 나아지고 있다~카이 함 기다리봐야 안되긋나~”

겨우 그 정도가 변명으로 찾아낸 논리입니다. 참으로 이중적이고 비열하기까지 합니다. 철저한 이중잣대와 ‘쪽팔린다’는 이유로 자신의 과오를 쉽게 인정하려 하지 않는 지적 천박함.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 보면 한가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는데, 자신의 생각이나 의사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그 증거적 단어가 바로 ‘~카이’ 인데, 이것을 수도권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단어로 해석하자면 ‘(남들이 혹은 누군가가) 이러저러하다고 말하니~’라는 뜻 되겠습니다.

그런데 그런 화법의 본질은 실제로 누구로부터 주워 들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대부분 자신의 책임을 면하기 위한 궁색한 변명거리의 대명사처럼 인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무비판적인 속성 - 단순무식이 낳은 산물, '무대뽀'

자신의 생각이나 고민은 공란이고, 외부로부터 주워들은 내용을 ‘무대뽀’로 자신의 생각에 채워넣는, 그들의 단순무식함을 만족시키는 재료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그럴듯한 소리, 자극적인 소리, 감정에 기대는 소리, 자신의 이기심과 이익에 도움이 될 것 같이 느껴지는(피상적이라도) 그런 달콤한 소리 등이 우선입니다.

이러한 악성 바이러스는 누가 어떻게 생산해 낼까요. 그것은 쓰레기 언론의 쓰레기 헤드타이틀, 그리고 저급한 정치인들의 한탕주의식 저속한 발언등과 같이 자극적이고, 배설적이고, 묻지마 괴담수준의 표현과 발언의 영향이 매우 큽니다. 그런 부류의 언어들이 단순무식의 코드와 친화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경상도식 단순무식함은 기사를 꼼꼼히 읽으며 판단할만큼 인내심이 길지 못하고, 실체적 배경, 즉 진실이 무엇인지 여기저기 검색하고 찾아 비교할 만큼 이지적이지 못합니다. 따라서 쓰레기 헤드타이틀이 그들의 생각을 지배하고, 길어야 서브타이틀 정도가 데코레이션되어 있다가 그와 관련된 주제만 나왔다하면 이미 들어찬 고정메뉴를 앵무새처럼 외고 또 외는 것입니다.

물론 그것을 듣고 머리 끄덕이며 감염된 또 다른 단순무식은 ‘누가 그렇다 카데~’하며 그것을 또 다시 무대뽀로 전파하기에 주저하지 않습니다.

이런 종족들은 거의 교화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들을 교화하려는 노력은 거의 실효성이 없다고 보면 틀리지 않고, 대부분 시간낭비라는 자괴감에 빠지고 맙니다.

그러면 포기해야 할까요? 해법은 없는 것일까요?
 
포기해야 할만큼 해법이 없다면 이 글을 시작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지면관계상, (할 말이 많다보니 글이 길어졌습니다) 진단에 대한 분석과 해법 제시는 2편으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독고탁


덧글 : 기실 이 유별나고 특이한 집단에 대해 늘 고민하며 그 원인을 찾는 노력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얻어진 가장 가까운 원인진단이 ‘단순무식함’이라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어제 보도방언니님께서 ‘내가 사는 대구라는 동네는…’ 글을 통해 답답함을 호소하시고 그 처방과 대책을 구하셨기에, 이 글을 정리해 올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늘 제가 펼친 내용만 보면 마치 일방적으로 경상도를 비판하는 것 같이 들리시겠지만, 원인을 정확히 진단해야 옳은 처방이 나온다는 생각과 스스로 영남인인 저와 제 주변부터 과감하게 메스를 대었다고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곧 이어 올리게 될 2편을 통해 도출해 내고 싶은 것은 그 ‘단순무식함’이라는 핸디캡을 긍정적인 힘으로 전환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해 보려합니다. 해법이 있을까요? 변화가 가능할까요? 네, 시간은 걸리겠지만 유효한 방법을 분명 찾을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경상도 사람들이 스스로의 틀을 부수고 깨치는 것이 어려워 그렇지 한번 달라지면 골수 개혁인이 된다는 사실이 잘 증명해 주니까요.^^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1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