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당장 4대강 운하공사를 중단하라
- 함안보 관리수위 조정, 마침내 4대강 사업의 부실이 밝혀졌다-
1월 5일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함안보 지하수위 문제에 대한 민관합동자문회의를 개최하고, 함안보의 관리수위를 기존의 7.5m에서 5m로 하향조정하기로 하였으며, 국토해양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이를 확인하였다. 함안보 지하수위가 주변지역의 침수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은 인제대 박재현 교수의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제기되었고, 운하반대교수모임과 대한하천학회, 4대강사업저지 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 4대강사업 함안보피해대책위원회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었다.
이 문제는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환경영향평가를 졸속으로 추진했기 때문에 관리수위에 대한 영향평가를 낙동강 본류 구간만 평가하고 함안의 광려천 등 지류 하천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난 문제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문제점은 함안보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아니라 경부운하 건설의 예비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합천보, 강정보, 구미보 등은 모두 낙동강 본류와 지류의 합류지점보다 상류에 건설되는 반면, 굳이 함안보만 합류지점보다 하류에 건설하는 이유는 함안보 예정지가 선박터미널을 건설하기에 좋은 지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비단 함안보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한강에 건설되는 이포보, 여주보, 강천보 등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정부가 이번에 함안보의 관리수위를 5m로 낮춘다고 해서 침수나 홍수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5m로 낮춘다고 해도 물을 머금고 있는 토양 내에서 모세관 현상이 일어나 지하수의 수위가 올라갈 수 있으므로 관리수위를 3m로 해야 안전할 수 있다. 5m로 낮추더라도 함안보 인근의 함안군 칠원·칠서·칠북면과 낙동강 건너편의 창녕군 지역은 여전히 침수피해가 예상된다. 또 보의 높이를 원래대로 13.2m로 유지하면서 관리수위만 낮춘다면 다른 목적이 있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보의 높이를 낮추기 위한 설계변경과 예산조정도 뒤따라야 진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은 함안보의 관리수위 변경을 통해 4대강 사업이 얼마나 부실하게 추진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4대강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당연히 점검해야 할 기본적인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가 양심적인 학자가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지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더구나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자 경남도와 수자원공사는 박 교수가 투수계수(透水係數)를 잘못 적용했다고 비난하는 반박까지 했었다. 국토부 4대강사업본부에서도 지난해 12월 1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4대강 마스터플랜’ 수립 시 함안보 설치로 인한 주변지역 영향분석 과정에서 인근 저지대의 침수피해가 우려되어 하천준설토를 성토하는 등 대책을 이미 검토한 바 있다”고 거짓발표를 하였다.
또, 정부는 이미 2008년 12월 “4대강정비사업’ 이란 이름으로 운하가 되기 위한 보의 높이는 10미터 이상이어야 하므로 보의 높이를 대폭 낮춘 ‘4대강 정비사업’은 운하가 아니다” 라고 공식발표를 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2009년 7월의 마스터플랜에 의해 시공하는 낙동강 보의 높이는 8개 중에서 7개가 10미터를 훨씬 넘고 가장 높은 것은 14.5미터에 달하는 것도 있다. 이는 정부 스스로 운하사업임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어제오늘 정부가 함안보 높이를 10.5미터로 설계변경 하겠다고 하는 것도 눈 가리고 아웅하는 짓이다. 정부는 당장 운하공사를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이번 함안보 관리 수위 조정을 통해 다시 한번 4대강 사업이 얼마나 부실하게 추진되고 있으며, 앞으로 미리 밝혀지지 않은 문제점 때문에 얼마나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 것인지에 대해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 따라서 우리 운하반대교수모임과 대한하천학회는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첫째, 정부는 당장 운하공사를 중단하라.
둘째, 함안보로 인한 침수와 홍수의 문제가 다른 4대강 사업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완벽한 검증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공사를 중단하라.
셋째, 국토해양부, 경남도, 수자원공사는 그동안 함안보로 인한 침수문제를 처음 제기한 학자나 주민들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하라.
넷째, 정부는 지금이라도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하여 부실한 사업을 재검증하라.
다섯째, 4대강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를 담당한 환경부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책임지고, 연구책임자와 행정책임자를 문책하라.
여섯째, 4대강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전면 재실시하라.
2010년 1월 8일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 · 대한하천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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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함안보 관리수위 5미터로 낮춰도 주변 침수" 박재현 교수 "3미터 이하로 낮추거나 위치 옮겨야"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학)는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18공구(함안보) 높이를 13.6미터에서 10.7미터로, 관리수위를 7.5미터에서 5미터로 낮추더라도 주변의 상당수 지역은 여전히 침수하게 된다며 관리수위를 3미터 이하로 낮추거나 위치를 옮겨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8일 오전 함안보 공사 현장인 경남 창녕군 길곡면 오호리에서 <오마이뉴스> 기자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환경영향평가 검토 과정에서 정부가 제대로 검토하지 못한 결과라며 정부의 사과를 촉구했다.
박 교수는 이날 '4대강사업저지 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와 '함안보피해대책위원회', '4대강사업저지창녕대책위원회', '부산경남종교평화연대' 등의 단체가 함안보 공사 현장에서 마련한 "함안보에서 낙동강의 힘찬 숨결을 느끼며 새해맞이" 행사에 참석했다. 함안보 공사는 지난해 11월에 시작되었다. 당시부터 박 교수는 함안과 창원 등지에서 설명회를 열고, 함안보로 인해 함안의 상당수 지역이 물에 잠길 우려가 높다고 주장했다. 이후 한국수자원공사와 경상남도는 박 교수의 주장이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그런데 최근 정부는 함안보 높이를 낮추고, 관리수위도 낮추는 설계 변경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박 교수의 주장이 맞다는 것을 정부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침수 위험' 반박하던 정부, 슬그머니 '설계 변경'으로 전환 박재현 교수는 "관리수위를 5미터로 낮춘다고 해서 침수지역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3미터 이하로 더 낮추어야 한다"면서 "관리수위를 5미터로 하면 함안 광려천과 대산면 일대는 여전히 침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전문가가 이야기를 했는데 틀렸다고 할 때 가장 속상하다. 수자원공사와 경남도는 함안보 주변지역이 습지화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서는 공개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박 교수는 "침수 문제를 제기했을 때 주변에서 압력이 있었다. 너무 세게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해왔다"고 털어놓았다. 박 교수는 "함안보 높이와 관리수위를 낮추겠다는 것은 여러 문제를 검토하도록 되어 있는 환경영향평가 검토과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환경성 검토를 절차에 따라 진행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합천보 등 낙동강에 짓고 있는 다른 보의 주변 지역 침수 문제에 대해, 그는 "정부에서 밝혀내야 하는 문제다. 지하수위 상승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검토하지 않았다.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여러 가지 법적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다른 보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침수 문제를 밝혀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날 박 교수는 함안보피해대책위에서 주는 기념품을 받기도 했다. 대책위는 "함안은 파프리카 생산지인데, 함안보로 인해 앞으로 더 이상 재배할 수 없을 것 같다. 마지막이 되기 전에 선물을 드린다"면서 파프리카 한 상자를 박 교수한테 전달했다. 함안의 예술가 조풍도씨는 <채근담>에 있는 "배움은 끼니와 같다"는 제목의 글귀("도는 공공의 것이니, 사람마다 이끌어 행하게 하고, 배움은 매일 먹는 끼니와 같으니, 마땅히 일마다 조심하며 깨우쳐라")를 족자로 만들어와 박 교수한테 전했다. 이 같은 선물을 받은 뒤 박 교수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 함안보가 생기면 주변지는 침수되는데 학자가 그냥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무척이나 아름다운 낙동강은 지금 우리의 것이 아니라 앞으로 후손에게 전해야 할 자산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냥 공사를 진행하면 함안지역이 피해를 보는데 전문가로서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에서 정치인은 '애민'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4대강사업이 위험하다는 것을 아는데 국민들에게 그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국토해양부 장관은 내년 홍수기 이전에 공사를 마쳐야 한다며 속도전을 이야기한다. 그런 말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법 절차를 지키는 게 중요하고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 법이 없으면 바꾼 뒤에 해야 한다. 그런데 법적 절차가 있음에도 (이를 준수)하지 않고 진행하는 4대강사업은 문제다"고 밝혔다.
강기갑 대표 "4대강 사업은 삿갓으로 태양 가리려는 것"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오전 창녕 길곡면 오호리 농산물집하장에서 '새해맞이' 행사를 열었다. 이곳에 모이기 전에 참가자들은 함안보 공사 현장을 둘러보았다. 이들이 함안보 공사 현장 입구에 나타나기 전 창녕경찰서는 현장에 경찰력을 대기시키기도 했으며, 공사를 맡고 있는 GS건설은 입구를 막았다. 함안보 공사가 시작된 뒤 처음으로 현장을 찾은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4대강 사업은 대운하가 분명한데도, 이명박 정부는 삿갓을 갖고 태양을 가리는 것과 같이 국민을 속이고 있다"며 "함안보 등으로 인해, 비가 오면 감당하기 어려운 대재앙이 닥칠 것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정부는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절차를 무시하고 있다. 지금은 경제도 어려운데 강을 막아 뱃놀이를 하겠다고 한다. 정치권이, 국회가 4대강 사업을 막아야 하는데 막지 못했다. 죄송하다. 이제는 국민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운진 경남대 교수는 "대개 선거에서 당선한 자치단체장들은 뽑아주면 주민숙원사업을 해결하겠다며 사업을 추진해 왔다. 2년 전까지만 해도 함안보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이는 주민이나 국민의 숙원사업도 아니고, 정권숙원사업이다. 아무도 요구하지 않았던 사업이다. 백성은 무식하니까 대통령이 시키면 하라는 식이다"고 말했다.
이날 '새해맞이' 행사 참가자들은 '발원문'을 통해 "낙동강이 언제나 저기서 흘러가기에 오늘도 내일도 어제처럼 변함없이 흐를 줄 알고 찾아보지도 않았고, 마음에 담아두려고도 하지 않았다"면서 "못난 사람들에 의해 낙동강이 찢기고, 우리 삶이 조각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낙동강이 그저 흘러갔던 것처럼 그렇게 앞으로도 흐를 수 있기만을 바란다"고 밝혔다. 오호리 농산물집하장으로 옮겨 벌어진 '새해맞이' 행사에서는 덕담을 주고받기도 했고, 성요한 신부는 노래를 불렀다. 창녕 길곡면경영인회 이선찬 회장은 "함안지역은 열심히 하고 있는데, 창녕은 아직 문제의 심각성을 모른다"고 말했다. 이경희 경남본부 공동대표는 "2010년에는 낙동강을 지키기 위해 싸우자. 더 기운차게 낙동강을 지켜내도록 하자"고, 조영건 경남대 명예교수는 "저는 경제학자인데 4대강사 업은 서민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새해맞이 행사에는 손석형 경남도의원, 이병하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위원장, 부산경남종교평화연대 집행위원장인 자흥 스님, 송순호 마산시의원, 김일환 통영거제환경연합 사무국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2975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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