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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한명숙의 무죄 증거는 노무현의 인사시스템이다

한명숙의 무죄 증거는 노무현의 인사시스템이다
(서프라이즈 / 아모레미오 / 2010-03-25)


지금까지 8차례 공판이 있었고, 4월 9일 선고까지는 보름 남짓 남았다. 대세가 기운 마당에 마지막까지 한 총리를 흠집 내 6.2 지방선거에서 MB 정권이 입을 타격을 최소화하려는 검찰의 눈물겨운 노력이 제주도 골프장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상식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같은 의견이겠지만 나 또한 한 총리의 무죄를 확신한다. 물론 판결이야 재판부가 하는 것이니 만에 하나 유죄일 수도 있겠다. 진부한 표현이겠으나 역사의 법정에서는 분명 무죄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재판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한 총리의 무죄는 그 자신의 결백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노무현 정부의 인사시스템이 그가 무죄임을 입증하는 확실하고도 분명한 증거라고 생각한다.

이미 법정에서 증언한 참여정부 인사수석 박남춘의 증언과 같이 민정수석이나 공직기강비서관이 주무르던 인사시스템에서 인사수석실을 설치해 기존의 민정수석실과 공직기강비서관 업무가 상호 견제되도록 변경하여 민정수석과 인사수석의 야합을 방지함은 물론 인사에 있어 보다 종합적인 판단이 가능하도록 구조를 조정했고 이것이 시스템적 인사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나도 ‘논가외딴우물’님의 글을 참고하였으니 상세한 내용은 이를 참조하기 바란다.)

▲ 법정 향하는 박남춘 전 청와대 인사수석 ⓒ 연합뉴스 

따라서 만약 참여정부에서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총리조차 일개 공기업 사장 자리에 자신의 사람을, 자신의 의중에 있는 사람을 마음대로 밀 수 없는 인사시스템을 제도화하지 못했다면, 그래서 그 자신의 결백이나 의도와는 무관하게 적어도 제도적으로 개입하려고 마음만 먹었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과거의 시스템이었다면, 지금의 재판에서 한 총리의 변소가 어떻게 평가되었을지 생각만 해도 모골이 송연하다.

조중동은 물론 그 누구도 현재까지의 재판 과정과 관련하여 참여정부의 인사시스템에 대해 (혹은 박남춘 수석의 증언에 대해) “인사 시스템은 형식일 뿐 실제는 얼마든지 인사 개입이 가능했다.”는 주장이 없는 것을 보면 참여정부의 인사시스템이 얼마나 깨끗했는지, 이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한 노 대통령의 의지가 얼마나 확고하였는지를 분명히 알 수 있다 할 것이다.

덧붙여, 검찰은 자신이 믿는 것을 증거로 확신하는 것 같다. 참여정부 인사시스템이 어찌 되었던 간에 검찰의 인사시스템, 권력 실세나 장관, 총장의 빽이면 얼마든지 중요보직에 갈 수도 있다는 자신들의 믿음 말이다. 그래서 이미 박남춘 수석이 참여정부의 인사시스템에 대해 마르고 닳도록 증언했음에도 검찰은 8차 공판에서까지 이원걸 전 산업자원부 차관에게 “국무총리의 인사 추천도 가능한 것 아니냐”며 한 전 총리의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추궁했던 것인데 이 전 차관은 “총리가 인사에 개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물론, 이 사건에서 한명숙의 무죄는 그 자신이 곽영욱으로부터 인사청탁 명목으로 단 한 푼의 뇌물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자신의 말대로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어디 이 거지 발싸개 같은 정권에서 ‘받지 않았다’해서,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 해서 죄가 되지 않던가.

MB 정권 검찰의 악랄하고도 집요한 발악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가슴 졸이지 않고 이 재판의 귀추를 주목할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박남춘 수석의 증언이다. “참여정부의 인사는 공정하고 투명했다. 그것은 인사시스템으로 입증한다. 이 인사시스템의 예외는 없다. 물론 한명숙도 예외는 아니다.”로 요약되는.

그리고 역설적으로 참여정부의 인사시스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증언하는 것은 박남춘 수석의 증언이라기보다 지금까지 검찰의 피의사실공표를 받아쓰기한 조중동이 참여정부의 인사시스템에 대해 침묵하는 것이다.

분명 한명숙은 무죄이지만 한명숙의 무죄를 입증하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는 가신 님, 노무현이 만든 시스템이다.

이래저래 한명숙도 우리도 모두 노무현에 대해 채무자이며 아마도 우리가 공화국의 시민으로 살아가는 동안 이 부채의식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 같다.

 

(cL) 아모레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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