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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검찰, 막다른 골목에 몰리자 '골프'로 급선회

검찰, 막다른 골목에 몰리자 '골프'로 급선회
검찰은 이쯤해서 두 손 들고 그만두기를 권하노라


(서프라이즈 / 독고탁 / 2010-03-23)


점입가경(漸入佳境)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면 딱이지 싶습니다. 우리 검찰,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보이는데, 갈수록 태산이라더니 무리수를 넘어 악수를 두고 있습니다.


양아치 이미지

오늘 공판에서 드러난 사실입니다만, 지난 18일 공판에서 증언했던 윤 모 경호관을 두 번이나 재소환해서 강도 높은 조사를 하고, 그렇게해서 만들어진 새로운 조서를 재판부에 새로운 증거로 제출하려 했다지요.

70노인 곽영욱 피고인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어떻게 겁박을 주고 윽박을 질렀는지, 이번 공판을 통해 낱낱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우리 검찰은 전혀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나라의 국민이란 사실에 오히려 우리가 낯 뜨거워 질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건 뭐, 물고문, 고추가루고문만 없었지, 5공 시절에 비해 더하면 더하지 덜한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 험난한 시절에도 법정에서 조서내용 뒤집는 증언이 있었어도 다시 불러들여 겁박줘서 조서 새로 작성해 제출했다는 뻔뻔스런 얘기 들어 본 기억이 없는 것 같습니다.

불현듯, 영화 장면 하나가 오버랩 됩니다. 넘버 3.. 그 스타일로 패러디 해볼까요.

"뭐, 뭐? 지,진술이 달라?  너, 너, 즈, 증인이야? 나, 나, 거, 검사야, 검사"

말을 더듬으며. 입맛을 쩍 쩍 다시면서 마구 두들겨 패는 시늉을 하는 장면, 천연덕스럽게 그 역을 하던 송강호의 단순무식한 표정이 떠오릅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그 이미지, '양아치' 이미지입니다. 조폭도, 건달도 못되는 양아치 수준.


생떼 공판

검찰에서 제시했던 증거 - 사실 지대로 증거다운 증거는 찾아 볼래야 볼 수도 없었지만 - 가 모두 증언에 의해 뒤집어지거나, 증거로서의 가치조차 인정받지 못하게 되자 초조함에 입이 바싹 마른 검찰, 이제는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산인 것 같습니다.

"곽영욱이 2006년 12월 20일 한 전 총리의 오찬 초청으로 총리공관에 갔다가 단 둘이 남았을 때 오만 달러를 직접 건네었다"고 자신만만 공소장에 기록했던 검찰이 '직접 건넨'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자 '의자에 놓고 나온' 걸로 슬쩍 피해가더니, 그 조차도 난관에 부딪자 이제는 '2008년 골프'에 목을 매는 형국입니다.

왠, 뜬금없이 2008년 골프랍니까? 골프채를 가지고 갔다는 것도 입증하지 못한 검찰아닙니까? 골프채라는 것이 덩치가 작습니까, 갯수가 작습니까? 집에가서 구워 먹는 것도 아니고 골프장에 가져가서 휘둘러야 하는 물건인데, 그걸 입증못하면 '애당초 없었다'가 결론인 것이지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나온 말 "나는 골프를 못친다"에서 꼬투리를 잡았습니다. 

"자, '골프를 못친다'고 했는데, 골프를 친 적이 있으니 결국 거짓말 한 것 아닌가"라는 유치찬란한 논리를 만들어 낸 그 두개골 속을 한번 열어 보고 싶습니다. 물론 마취를 하지 않은 상태로 말입니다.

저건 말이죠, 거 참, 허 참, 하도 유치해서.. 그에 대해 답변을 해 주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비극인데, 어차피 초딩 수준으로 전락해버린 검찰이니, 우리 노짱님께 배운 것처럼 무릎을 구부리고 얼굴을 마주한 상태에서 한번 대신 답변을 해 보겠습니다.

"이 보시오, 검찰! 한 총리께서는 곽 사장에게 골프채든 뭐든 받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으셨단 말이제, 여지껏 그딴 뇌물가튼 거 받으며 살아오시지 않았다 말이요, 그런 거 받음서 마음이 불편혀 젼디질 못하시는 분인디, 값이나 싸나, 그 비싼 외제 골프채를 준다고 하도 졸라대쌌길래 확실허게 거절할 목적으루다가 '골프를 못친다'라고 말을 하셨을 터인디, 사실 고로컴 말하는 것보담 확실하게 거절하는 방법이 또 어디있것소. 외려 고로컴 말을 혔다는 거 자체가 확실히 거절하였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 아니것소? 그라고 우리나라 골프장 모두 뒤져 보쇼. 한 총리께서 평생 골프장을 몇 번 가보셨것소. 그 정도면 '골프 못친다'는 말 틀리지도 않제. 아니, 시방 말하면서 열받네, 일국의 국회의원, 장관, 총리까지 지내신 분이 골프 실력이 있든 없든 지인과 골프장에 가서 공을 굴리든 쑥을 캐든 뭔 시비거리여? 그라고 당신들은 '축구 못한다'허고 말하믄 평생에 축구한 적이 한번도 없소? 아 놔 ~ "


정말 궁금한 것 - 대한민국 모든 법조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우리 검찰, 더 이상 추한 모습 보이지 않길 바랍니다. 검찰 스스로 '왜 검찰이 개혁되어야 하는지, 왜 노무현 대통령께서 공수처를 만들려고 그렇게 애를 쓰셨는지'를 몸소 보여주려고 작정한 것이 아니라면, 이제 그만 그 정도 선에서 그치고 용서를 구하길 권합니다.

이 시점, 정말 궁금한 것 하나는, 이 유치한 '말장난의 향연'이 대한민국 법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법을 공부하고, 법으로 먹고 살고, 법과 함께 살았었다는 모든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잘은 모르지만, 그분들의 자괴심 또한 임계점에 거의 다다르지 않았을까 생각되는군요. 차제에, 몇몇이 온갖 험한 꼴 다보이고 있는 시방, 법과 인연이 있는 분들 스스로 이 문제에 개입해서 바로 잡기를 기대하는 것이 무리일까요?

검찰의 헛발질에 헛웃음이 나오면서도 한켠으로는 불안한 마음을 접을 수 없습니다. 저들이 궁지에 몰릴 때마다 쓰는 '인격살인'의 카드를 꺼내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저들의 획책을 분쇄해야 할 것입니다.


(cL) 독고탁


덧글 :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 서울중앙지법에서 수고가 많으신 논가외딴우물님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긴급 문자가 왔습니다.

1. 골프 관련 : 공대위 발표 참조


한명숙 공대위 "골프비용 대납의혹 사실무근"

"골프 안쳤다..검찰의 악의적 흠집내기"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한명숙 전 국무총리측은 24일 검찰이 한 전 총리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 소유 제주 L골프 빌리지에서 29일간 무료 숙박을 하고, 곽 전 사장 회원권으로 3차례 골프를 쳤다며 관련 자료를 증거로 제출한데 대해 "공소사실이나 사건의 본질과 전혀 관계없는 악의적 흠집내기"라고 반발했다.

한명숙 공대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한 전 총리가 책을 쓰기 위해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의 소개로 숙박을 한 적은 있다"며 "이 기간 휴가차 내려온 동생 부부와 함께 지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공대위 핵심인사는 "한 전 총리가 자연인 신분이던 2008년 말 자서전 준비로 20일간 머물렀고 2009년 8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국장을 치른 뒤 잠시 요양했다"며 "동생 부부가 라운딩할 때 함께 따라다닌 적은 있지만 골프를 직접 치진 않았고 골프 비용도 다 치렀기 때문에 대납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한 전 총리가 유죄판결을 받기 어렵게 되자 흠집이라도 내 지방선거에 영향을 주겠다는 것인가"라며 "이런 형태의 정치적 수사, 흠집내기용을 강력히 규탄하며 검찰이 이성을 찾고 문제의 본질로 돌아오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2. 곽영길 2009년 12월 2일 산자부관련 긴급체포시 앉자마자 한 전 총리와 친하지 않았느냐 검찰이 추궁했으며, 그런 일이 없으므로 실강이를 벌이자, 수첩 등을 압수했다는 군요. - 표적수사의 증거인 셈이네요.

* 마음껏 퍼 나르셔요^^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24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