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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민주주의 법정에 여러분을 소환합니다

민주주의 법정에 여러분을 소환합니다
(서프라이즈 / 논가외딴우물 / 2010-03-05)


우리는 이미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을 검찰의 정치적 수사로 잃었습니다. 그로 말미암아 노구(老軀)의 전직 대통령 한 분마저도 함께 잃었습니다.

무죄추정의 원칙, 피의사실 공표 금지…. 그 어떤 원칙도, 일말의 상식마저도 잃어버린 정치검찰은 '빨대'가 있음을 스스로 시인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미 권력과 기득권의 한 축이 되어버린 언론과 영합해 대한민국의 전직 국가원수를 모욕하고 겁박(劫迫)해 마침내 낭떠러지로 밀어버린 것입니다. 그날, 대한민국의 정의는 함께 떨어졌습니다. 힘없는 서민, 비주류, 양심…. 그리고 위대한 상식은 죽었습니다.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전직 국가원수를 소환하던 날에 높은 창가에 서서 여유롭게 웃고 있던 검사들의 얼굴을 죽어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들의 비린내 나는 웃음은 대한민국 국민을 비웃고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이 더러운 정치 검찰은 또 한 분을 똑같은 방법으로 겁박하고 있습니다. 바로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해 뇌물 수수라는 어이없는 혐의를 덮어씌워 온갖 모욕을 다 주고 있는 것입니다.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자의 근거 없는 증언 이외에 실체적이라 할 어떤 것도 없습니다. 증거와 증인은 물론 설득력 있는 어떤 정황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법정에 서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전직 국무총리일지라도 서야만 합니다. 비록 우리 시대의 법과 정의가 사람마다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 하더라도 이게 대한민국의 법이고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이 대한민국 여권 신장의 기수였고, 행동하는 양심이었습니다. 그가 어이없게 지금 뇌물수수라는, 생각할 수도 없는 혐의로 법정에 섭니다. 독재와 싸우던 해맑은 모습의 여성이 오늘날에는 우리 시대의 가치와 양심을 지키기 위한 싸움터에서 무거운 짐을 홀로 짊어지게 된 것입니다.

시련 앞에 선 그의 모습은 언제나 그렇듯 흔들림이 없습니다. 그의 몸짓은 정결하고 그의 눈빛은 맑습니다. 자세는 언제나 단호하고 가슴은 뜨겁습니다. 30여 년 전에도 그랬습니다.

이런 그가 만약 비열한 기득권의 희생양이 된다면 이제 대한민국에서는 누구도 정의와 양심, 원칙과 상식을 이야기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무서워할 것입니다. 힘없는 자와 가난한 자는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2010년 3월 8일, 여러분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법정에 서야 합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모두가 그 법정에 소환당한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모두, 비열한 여론 재판이 아니라 공개적인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지기를 바랄 것입니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이런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원칙과 상식과 정의와 양심이 승리하기를 기원하는 마음뿐입니다.

무거운 짐을 짊어진 자가 있다면 마땅히 나누어 짊어집시다. 부엉이 바위의 비극이 마음의 짐이 되었다면 이번에는 그에게 우리의 뜨거운 마음을 전해줍시다. 그에게 용기를 주고, 투지를 일깨우고, 함께한다는 따뜻함을 전해주는 일은 그에게 그 무엇보다 큰 의미일 것입니다.

3월 8일 오후 1시,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우리는 그와 함께 법정에 섭니다!

다시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하지 않을 것입니다. 함께 지켜내 모두가 승리하는 길로 나아갈 것입니다.

 

논가외딴우물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17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