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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새떼 논란 - 감사원과 군의 진실게임

새떼 논란 - 감사원과 군의 진실게임
반잠수정 천안함 공격후 1시간 반이나 배회했다는 황당한 얘기


(서프라이즈 / 독고탁 / 2010-06-23)


아무래도 누군가 나서서 심판을 봐 주어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진실게임이 벌어진 양상이고 보면 그 진실에 가까이 가려는 노력을 누구 못지않게 많이 했다고 할 수 있는 제가 한번 나서서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심판까지는 아니라도 최소한 해설은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입니다.


1. 최초 사고시간 조작에 대하여

우선 민주당 최문순 의원께서 밝히신 놀랄만한 내용 하나를 소개합니다. 천안함 사태가 발생한 시간과 관련 군당국의 첫 발표가 '9시 45분'이었던 배경이 드러난 것이지요. '15분'의 숫자에 'ㄴ'자를 더해서 '45분'이 되었다는 사연입니다.

참으로 놀라운 사실입니다. 최초 사고 시간을 조작하다니요. 이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함은 물론이며, 그것과는 별개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발생한 셈입니다.

9시 15분에 최초 사고로 보고된 내용이 무엇이란 말인가?

감사원은 그것을 밝혔어야 제대로 된 감사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한국지질연구소의 지진파에 의해 확정된 천안함 반파 및 침몰 시간은 9시 22분입니다. 그런데 그 보다 7분 앞서 보고된 '9시 15분의 최초사고'는 무엇이란 말입니까? 그에 대해 밝혀야 합니다.

천안함이 반파되어 침몰한 시간이 알고 봤더니 9시22분 아니고 9시15분 이더라, 이런 내용도 아니지 않습니까? 반파 및 침몰 시간은 변동이 없습니다. 9시 22분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이전에 발생하여 보고된 9시 15분의 사고에 대해서는 단지 '시간을 조작한 문제' 외에 '그 사건이 무엇이었는지' 밝혀야 할 이유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입니다.   


2. 새때 논란 - 해상 표적물 실체 논란

천안함이 반파되고 침몰한 한 시간여 남짓 후, 느닷없이 속초함이 북쪽을 향해 76mm 함포 발사를 개시합니다. 그리고 곧 이어 '새떼로 추정된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하나의 헤프닝처럼 여겨졌었는데, 최근 감사원이 '새떼라고 결론 내리기 어렵다'고 밝힘으로써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속초함의 판단이 맞는지, 2함대 사령부의 판단이 맞는지 혹은 감사원의 지적이 맞는지 여부는 솔직히 뭐라가 말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당시의 상황과 실제 여부를 판단할 팩트의 근거나 자료가 너무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사건으로 인해 우리가 분명히 알 수 있는 것만 한번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좌측 그래픽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천안함은 9시 22분에 피격을 당하고 그로부터 10분 뒤인 9시 32분 속초함은 북서쪽으로 항로를 잡고 기동하여 1시간 후인 10시 40분 백령도 서쪽 해역까지 올라옵니다. 그리고 즉시 미상의 고속표적을 발견하고 발포하기 시작합니다. 밤 11시의 일입니다.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첫째는, 천안함이 반파되어 침몰하고 있는 상황인데, 왜 속초함은 천안함의 구조작업을 돕지 않고 천안함 옆을 지나쳐 올라갈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그리고 소나 성능이 좋은 속초함이 가라앉은 함미를 찾는 일에 나서지 않았던 것 역시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기도 합니다.

둘째는, 속초함의 판단과 감사원의 지적이 맞다면, 고속 표적(북의 잠수정)이 9시22분에 천안함을 격파한 후 즉각 북으로 복귀하지 않고 속초함에 발각될 때까지 백령도 연안에서 1시간 30분 가량이나 배회를 하고 있었다는 황당한 얘기가 되는 셈입니다. 

셋째는, 그나마 고속표적을 발견하고 포를 쏘기 시작하여 153발을 소진하는 동안 격파하지 못한 속초함은 그렇다 치고, 백령도에 있는 육상 레이다 기지에서는 북의 잠수정이 아군 초계함을 격파하고 1시간 반이나 백령도 해안을 어슬렁거리는 동안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감사원이 감사를 한다면, 이런 부분도 면밀히 감사했어야 하는 겁니다. 레이더 항적의 잔상이 육지로 올라갔을 수도 있다고 할 정도의 식견을 갖춘 감사원 요원이면 그런 것은 당연히 챙겼어야 하는 거지요. 어쨌거나, 어뢰의 가능성을 합리화시켜주기 위한 감사였다는 지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모양새입니다.

그와는 별개로 속초함의 세때 포격 논란에서 꼭 한 가지 짚어야 할 것은, 서쪽에서 총 한 방 쏘면 동쪽에서 들릴 정도로 조용하다는 백령도에서 주민분들이 속초함의 포격 소리를 듣고서야 무슨 일이 났는지 밖으로 뛰쳐 나왔다는 사실입니다.

무슨 얘긴고 하면, 정작 천안함을 반토막 낼 정도의 어마어마한 폭발력을 가진 250kg TNT가 터졌을 때는 그 소리에 놀라 뛰쳐나온 백령도 주민분들이 없다는 사실이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이 또한 데시빌 테스트를 해야 할 항목에 기록해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독고탁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758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