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실 쪽 좌초, 침수로 응력 생겨 뜯겨지듯 절단된 것”
[인터뷰] ‘좌초’ 확신하는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
(민중의소리 / 정웅재 / 2010-04-24)
천안함 함미 인양에 이어 24일 함수도 인양됐다. 함미 인양 후, 민군합동조사단은 “외부폭발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한때 좌초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24일 언론보도의 무게중심은 ‘외부폭발’로 기울고 있다. 함수 앞쪽 선저(배 밑바닥)에 소나돔(음파탐지기 덮개)이 멀쩡하기 때문에 좌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기관실 쪽 좌초, 침수로 응력 생겨 뜯겨지듯 절단된 것"
그러나 언론을 통해 “천안함은 좌초로 인한 훼손으로 침수가 일어났고 이로 인해 절단된 것:이라고 밝혔던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의 입장은 변함이 없었다. 그는 “앞에서부터 좌초돼서 긁혔다면 소나돔이 훼손됐겠지만, 처음에 좌초된 곳이 기관실 쪽이다”라며 “함미 기관실 쪽에 스크래치가 난 것을 봐도 기관실에서 좌초돼서 빠져나오려고 전후진 하다가 빠져나오면서 프로펠러가 훼손됐고, 선저(배 밑바닥) 훼손된 곳이 침수되면서 배가 뜯겨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 ⓒ민중의소리 |
또 해군관계자는 “200kg 해치문이 떨어져 나간 것”이 외부폭발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에 대해서도 이종인 대표는 “함수가 옆으로 넘어지면서 수압으로 변형이 생겼을 것이다. 그거 하나 가지고 폭발이라고 할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폭발이라면 절단면이 문드러지듯이 잘려 있어야 한다”라고 반박했다. 함미 절단면에 이어 함수의 절단면도 “힘을 받는 모양대로 뜯겨져 나간 것”이란 설명이다.
사실 이종인 대표는 함수 해치문에 변형이 있을 거란 사실을 함수를 건져 올리기 전인 23일 정확히 예측했다. 이날 기자를 만난 이종인 대표는 함수 인양 준비작업을 전하는 뉴스 속보 화면에서 함수가 모습을 드러내자, “지금 보이는 반대쪽이 아마 문이나 유리창이 깨져 있을 것이다”라고 정확히 지적했었다.
이종인 대표가 좌초에 의한 침몰이라고 보는 이유는 절단면, 선저(배 밑바닥)와 프로펠러 훼손 등 때문이다. 우선 “폭발에 의해 절단될 경우 엄청난 힘이 순간적으로 밀고 나가면서 절단면이 곡선형태가 나타나야 하는데, 천안함은 뜯겨진 것처럼 각이 져 있다”는 것이다. 또 함미 선저의 훼손, 프로펠러가 휜 것은 좌초된 천안함이 암초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전후진을 하면서 생겼다는 것이다.
즉, 천안함은 기관실 부위가 좌초됐고, 전후진 하면서 빠져나오다 프로펠러가 훼손됐고, 표류하다가 훼손된 부위로 침수가 일어나면서, 함미는 가라앉고 함수는 들리면서 훼손부위에 힘이 가해져 뜯겨지듯 절단됐다는 것이다.
이종인 대표는 인하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후, 네덜란드 요트제작회사에 취직해 2년을 일했다. 귀국 후 잠수회사에 취직해 잠수부로 일했다. 1990년 4월 지금의 알파잠수기술공사를 설립했다. 알파잠수기술공사는 미국·영국 등 5개국 선급협회에서 인증을 받은 회사다. 30년간 인양전문가로 일한 이종인 대표는 좌초된 배가 눈앞에서 쪼개지는 것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고, 어뢰를 맞고 침몰한 전함을 직접 탐사한 경험도 갖고 있는 베테랑 인양전문가다.
23일 오후 인천 연안부두 알파잠수기술공사 사무실에서 이종인 대표를 만났다.
- 외부폭발에 의한 침몰이란 견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모 방송국에서는 중어뢰가 확실하고, 중어뢰를 쏴 갖고 침몰시켰다고 하는데 답답하다. 예를 들면, 사람이 손으로 얼굴을 맞아서 타박상이 생기면 ‘이 사람이 얼굴을 맞았구나’ 알 수 있고, 코가 문드러졌으면 ‘술 먹고 엎어졌구나’ 알 수 있는 거다. (군이) 시간을 끄는 것은 답답한 측면이 있다.
시간이 갈수록 명백하게 드러나는 것 같다. (천안함은) 좌초된 후 이초(암초에서 벗어나는 것)해서 어느 시간 표류하다가 침수된 것이다. (배가) 부러지는 것은 배가 한쪽만 침수돼고, 한쪽은 떠 있으려고 하면 그 경계선에서 힘을 받기 때문이다.
좌초에 의한 파공(구멍)을 의식했기 때문에 당연히 배에서는 방수조치를 하고 해수유입을 차단했을 것이다. 그게 역효과가 나서 가운데에 피로가 일어나서 부러진 것이다. 좌초된 상황에서 이초하려고 한 흔적이 함미 쪽에 있다. 함미 선저 훼손이나 프로펠러가 휜 것 등이 그것이다.
부러졌다는 것은 배에 사선으로 주름이 잡힌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내가 폭발해서 절단된 배를 조사해 본 적이 있다. 2001년에 남해안에서 80km 해저에 가라앉은 배를 조사하고 촬영한 적 있다.
폭발에 의한 절단은 (천안함) 절단면처럼 각 지지가 않는다. 폭발은 단 순간에 그대로 밀고 나간다. (폭발의 경우) 버티는 힘이 없기 때문에 (절단면이) 일률적으로 곡선형태가 나타나야 한다. 근데 천안함은 그렇지 않다.
좌초돼서 침수된 것이란 의견이 정부 쪽에서도 있을 것이다. 다만, 단정 지을 수 없는 것은 다른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걸릴 뿐이지 곧 어떤 발표를 할 것이라고 본다. 만약에 ‘좌초가 됐지만 절단은 침수에 의한 것이 아니고 어뢰’라고 하고, 그 증거로 파편까지 찾는다면 (발표를) 인정해야지. 하지만, 어뢰를 맞지 않고도 (천안함 처럼) 그렇게 부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 초기에는 어뢰라고 판단했다고 들었다.
사고 나고 텔레비전 보는데 함장이 나와서 기자회견을 했다. ‘쿵 하는 충돌음과 함께 나가보니 함미는 벌써 안 보였습니다.’ 그런 인터뷰였다. 그게 알고 있는 전부였다. 그리고 해난구조 전문가로 생방송에 나갔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기에 함부로 뭐다 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쿵 하는 소리에 1초도 안 돼서 배가 없어졌다면 당연히 어뢰지 라고 말했다. 이후 인천일보가 취재를 왔는데, 그때는 이미 함미 인양 자료를 볼 수 있는 게 많았지 않나. 그때 이건 어뢰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
- 그렇게 생각한 근거를 말해달라.
(어뢰에 의한 외부폭발이라면) 절단면이 깍두기처럼 각이 져서 나올 수가 없다. 배가 한쪽 방향에 힘을 받아서, 상갑판에서부터 뜯어지기 시작한 거다. (그러면) 선저 부분은 주름이 잡힌다. 실종 장병들이 시신으로 발견됐을 때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실 안에서 발견됐고, 초반에 찢어진 틈에서 2명을 발견했다. 그 사람들 상처 난 게 아무것도 없지 않나. 군에서도 상처 난 것에 대해 긁힌 자국이라고 얘기했다. 국방부가 어뢰폭발이라고 속이려고 했다면 시신을 훼손했을 수도 있다. 근데 그러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발표했다. 음모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정부가 다만 발표를 못 하는 것은 백령도라는 지역의 상황 때문에 좀 더 조사를 해보자는 것 같다.
▲ 24일 인양된 천안함 함수가 바지선에 안착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
- 선저 부분 주름은…
선저에 패어진 게 보이고, 구조할 때 생긴 손상 말고도, 좌초에 의해 생긴 길이 방향으로 데미지가 생겼다는 것이다.
- 외부 폭발에 의한 침몰이 아니라고 보는 이유는 또 무엇인가?
바로 절단면이다. 폭발에 의한 거라면 박살 나 있어야 한다. 절단면 근처에서 발견된 사람들은 작살났어야 한다. 버블제트? 먼 거리에서 버블이 일어나서 선체가 잘라졌다고 하면 그 안에 있던 사람도 영향을 받는다. 훼손이 엄청나야 된다. 순간적인 충격에 의한 것이라면 선체는 문드러져야 한다.
- 폭발에 의해 절단된 배를 조사한 적이 있다고 했는데?
‘피하모니’라는 배였다. 화물창 청소하다가 불꽃이 튀는 바람에 폭발했다. 찢어진 철판 절단면이 사선이었고, 기관사가 실종됐는데 방을 수색하려고 가보니 (폭발에 의해) 방문이 반대편 창문까지 와서 붙어 있었다. 그리고 폭발이 일어나면 승조원들은 이비인후과적 손상을 입는다. 내가 폭발을 경험해봐서 알고 있다.
내가 인양전문가다. 알파잠수는 20년 됐고, 다른 회사 일 한 거까지 하면 30년을 이 일을 했다. 하는 일이 배 건지는 일이고 사체도 건졌다. 배에 문제가 있으면 용접도 하고, 프로펠러에 뭐가 걸리면 풀어주고는 게 우리 일이다.
3년 전에는 배가 좌초됐다가 그 자리에서 쪼개진 것도 봤다. 배가 바위에 올라탔는데 응력을 받고 있어서, ‘이 배는 몇 시간 뒤에 부러집니다’라고 말하고, 선원들을 대피시키도록 했다. 실제로 21시간 뒤 부러졌다. 공학적 아이디어도 있다. 또 잠수하는 게 취미다. 좋아서 이 일을 하다 보니 관심도 많다. 어뢰를 맞은 배를 직접 탐사도 했다. 그것도 전함이었다.
- 전공이 조선공학인가?
인하대 조선공학과 졸업하고 2년간 네덜란드 요트제조회사에서 근무했다. 그리고 귀국해서 잠수회사에 취직해서 잠수부로 일했다. 시체도 찾고 수중용접도 하고. 1990년 2월에 회사를 그만두고, 4월에 알파잠수를 설립했다. 처음에 맡은 제일 큰일이 배가 충돌해서 8m 구멍이 났다. 격벽이 다 돼 있어서 가라앉지는 않았는데, 그 정도 규모를 한국에서 수중에서 처리할 수 있는 데가 없었다. 그걸 수중용접을 했다. 그리고 1990년 초반 배가 암초를 들이받아 70m 찢어진 배가 있었는데 그걸 두 달 동안 수중용접을 했다. 암초에 부딪히는 배들이 많다. 대게가 암초다. 우리는 물속에 들어가서 조사하고 사진 찍고 조치까지 하는 사람들인데 그게(천안함이) 물 밖에 있으니 (상황이) 쉽게 이해가 되는 거다.
- 이란 이라크 전쟁 끝나고 군함 인양 작업에도 참여했다고 들었다.
이라크 정부에서 초청을 해서 갔다. 그때는 정식 수교가 안 돼서 미국회사에서 중간에 다리를 놔서 요르단 통해서 들어갔다. 샤틀 아랍이라는 강어귀부터 알바스라 강까지 미사일 어뢰를 맞고 28척이 가라앉아 있었다. 그중에 11척을 조사했다. 러시아에 가서도 좌초된 배 조사하고 인양 가능성 조사하고 그랬다. 우리가 영국, 미국, 프랑스, 노르웨이, 한국선급협회 등 5개 선급협회로부터 인증을 받은 회사다. 우리가 조사를 하면 국제적으로 우리가 조사한 결과가 공증이 되는 거다.
- 천안함 함미 인양 작업에 참여한 것인가?
그건 아니다. 백령도에 가 있었으면 (보안)서약서를 쓰는데 이렇게 말할 수 있겠냐. (인양작업에 참여한) 민간인 다이버들 다 아는 사람들이다. 또 방송기자들이 다 비춰주지 않나. 화면만 보고 있어도 다이버들이 지금 왜 들어가는지 다 안다. (함수 인양 뉴스 속보 화면을 보며) 우측으로 넘어갔다고 그랬나? 지금 보이는 반대쪽이 아마 문이나 유리창이 깨졌을 것이다.
▲ 인양되고 있는 천안함 함미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
- 3년 전 좌초한 배가 쪼개지는 것을 직접 봤다고 했는데?
배의 앞부분이 좌초됐었다. 때론 수위가 높아지면 배를 빼서 옮기기도 하는데, 배 밑에 들어가서 확인하니 5미터 정도가 얹혀져 있었다. 배 위에 올라가서 조사를 다 했다. 어디 한 군데라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면 위험한 상황이었다. 응력이 작용해서 당기는 힘이나, 미는 힘이 있는 데는 특별한 증상(주름 등)이 나타난다. 예상되는 부위에 가보니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곳에 사람을 보내서 확인해보라고 하니,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왔다.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다. 선원들을 대피시키고 보험회사에 보고서를 냈다. 그리고 21시간 만에 뚝 부러졌다.
- 어뢰 맞은 배를 탐사한 것은 언제인가?
2005년에 5월 29일이었다. 1944년 필리핀 ‘레이떼 전투’가 있었다. 올목만이라는 데서 구축함 몇 척이 항진하고 들어가는 상황에서 US쿠퍼라는 배가 어뢰를 맞았다. 192명이 죽고, 배는 220m 위치에 가라앉았다. 우리 다이버가 탐사를 했고, 나는 테크니컬 코디네이터로 탐사에 참여했다. 201m짜리 야미시로라는 일본 전함도 탐사했다. 이건 함포를 맞고 가라앉은 배다.
- 좌초에 의해 쪼개졌다고 보는 것은 절단면과 선저의 훼손이 관건인가?
내가 궁금한 게 뭐냐면, 배가 이렇게 앞으로 가다가 어디서부터 좌초가 됐냐, 그게 궁금하다. 꽝 하고 메인 엔진에서 데미지가 있었냐 이거지. 절단된 다음에는 딱 두 개로 잘린 게 아니라 쪼가리가 더 떨어졌다는 거다. 배가 앞으로 이렇게 가면서 어디서부터 긁혔느냐는 거지. 배가 앞으로 가다가 꽝 하니까 빠져나가려고 후진 전진 한 거다. 그 결과 밑창(선저)이 나간 거고, 빠져나오면서 프로펠러가 걸려서 손상된 것이다. 나는 여기 앉아 있어도 눈에 선하다.
내가 똑같이 절단된 배를 봤다. 그 배가 균열된 상태로 들어왔는데, 회사에서 배 밑이 어떤지 궁금하니까 나를 불렀을 거 아니냐. 배 밑을 조사하니 옆에는 (천안함과 같이) 줄이 가 있고. ‘따당따당’ 하고 그 배가 절단되는 순간도 봤다. 이건 어느 전문가도 본 사람이 없다. 그 배가 청수만호였다. 이 배의 경우 좌초됐는데 균열로 침수돼서 뒤쪽이 가라앉았다. 자연히 선수가 들리면서 그 힘을 못 버티고 결국 배가 뜯어졌다.
배가 절단되면서 굉장한 굉음이 났다. 그 진동으로 엄청난 무게의 화물창 덮개가 30cm나 들릴 정도였다. 배가 침수되면 비상상황이다 해서 얕은 데로 배를 들이미는 경우가 있다. 그럼 배가 쪼개지기 다반사다. 우리 천안함도 힘을 받은 데는 녹장이 떨어져 있거나, 최초에 응력을 많이 받았던 데는 녹이 많이 나 있을 거다. 절단면 주변에 페인트가 벗겨져 있을 거다.
출처 : http://www.vop.co.kr/A00000292268.html
※ 본 글에는 함께 생각해보고싶은 내용을 참고삼아 인용한 부분이 있습니다. ('언론, 학문' 활동의 자유는 헌법 21조와 22조로 보장되고 있으며, '언론, 학문, 토론' 등 공익적 목적에 적합한 공연과 자료활용은 저작권법상으로도 보장되어 있습니다.)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37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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