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역사상 이런 무식한 사업은 최초
(블로그스타 / 마케터 / 2009-11-10)
4대강 공사 착공이 기어코 시작한다고 한다. 4대강 정비사업이 타당한지 타당하지 않는지를 떠나서 이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4대강 정비사업의 공사비는 대부분 내년 예산과 관련이 있다. 지금 국회에서 내년 예산에 대한 심의도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런데 공사를 먼저 시작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그러다가 덜컥 예산이 삭감되거나 조정되면 어찌 할 것인가? 청와대가 개인 돈으로 줄 건가? 아니면 공사비 떼먹을 건가?
결국, 이는 자기들이 정해놓은 시나리오대로 국회 예산 심의도 강행하겠다는 발상이다. 이건 대통령이 국회를 가지고 놀겠다는 발상이다. 민주주의가 아니다. 피치 못할 예산집행, 즉 국가안보, 서민경제, 재난복구 예산 등이 아니면 예산안 심의가 결정되고 공사를 진행하는 건 상식이다. 당장 4대강 공사 안 들어가면 나라가 망하나?.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거진 독재의 길로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책에 대해서 호불호는 있을 수 있다. 가치관에 따라 평가가 다르다는 것도 인정한다. 그러나 어찌 되었던 최종 집행은 최소한의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 문명국의 룰이다. 합의되지 않는다고 해도 합의하는 노력은 보여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사회통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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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이래 4대강 정비사업처럼 가공할만한 국책사업 예산안은 없었다. 고속철도나 새만금 사업이 있다고 해도 그건 십수 년 동안 천천히 예산이 배정된 것이다. 계획한 대로 진행되는지 따져보고 중간에 여러 가지 항의도 받아보고 다시 조정해서 만들어진 예산이다. 반면 4대강 예산은 2012년까지 3년 동안 모든 예산을 다 때려 붓는 식이다.
위 자료를 보면 2010년, 2011년 2년간 무려 17.4조 원을 쏟아붓는다. 과연 대한민국 역사에 이런 무식한 국책사업이 있기는 했던가.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이런 식은 없었던 것 같다. 4대강 정비사업이라는 게 정말 3~4년 내에 다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긴 한가. 자연을 얼마나 우습게 보면 이런 발상이 나오는 건지 청와대의 무식함에 진저리가 쳐진다.
하도 기가 막혀 도대체 그 많은 돈을 어디에 쓴다는 건지 그 항목을 들여다봤다. 그랬더니 더 기가 막힌 사실이 나온다.
국토부에 배정한 15조의 사업비중 1/3에 달하는 5조 원의 막대한 예산이 골재채취에 들어가 있다. 결국, 강바닥을 긁어 자갈을 채취하는데 5조 원을 쓰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기억을 더듬어 보자. 전에 이명박 대통령은 대운하 계획안을 발표하면서 뭐라고 말했나. 그는 강바닥의 골재만 채취해 팔아도 사업비는 충당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지금 왜 골재채취에 왜 5조 원이나 되는 막대한 예산을 배정해야 하는가. 차라리 민간기업에 골재 채취권을 주고 강바닥 파는 사업비를 충당하라고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이렇게 되면 피 같은 국민의 세금을 아낄 수 있는 거 아닌가 말이다. 결국, 골재채취해서 사업비 댄다는 말은 다 뻥이었다는 것이다. 애초부터 이명박 대통령의 계획은 국민의 세금을 들여서 엉뚱한 토목재벌 배부르게 해주겠다는 발상이었던 것이다.
4대강에 154개의 보를 설치하는데 어마어마하게 1조 5천억 원을 배정했다. 강에 보를 설치한다는 것은 강의 수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도대체 물을 가두는 이유가 뭔가? 물은 흐르게 내버려둬야지 가두면 썩는 건 당연하다. 결국, 이 대목에서 또 뱃놀이하겠다는 음흉한 발상이 드러나 보인다. 그렇다면 이는 말만 바꾼 대운하가 아니고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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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23조의 엄청난 예산 때문에 내년부터 삭감된 예산들이 무엇이 있을까?. 4대강 사업 저지 범대위에서 발표한 자료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주목할 부분은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되는 것이 중소기업 관련 예산과 (지방) 도로, 철도 예산 대폭 삭감이다. 중소기업 예산은 71.4% 삭감했고(4.9조 -> 1.4조) 지방도로 철도 예산은 09년 예산에 비해서 무려 1/3이 줄었다. (14.6조 => 10조)
중소기업 관련 예산은 신용보증기금 보증액 삭감까지 치면 6조 원이 날아갔다. 이로써 고용의 80%를 담당하는 중소기업들은 희망을 잃는다. 일자리가 느는 게 아니라 줄어드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지방도로와 철도 사업은 예정대로 사업을 끝내기 어렵다. 최소 2년 정도는 완공시기가 늦어진다는 것이다. 대개 지방도로 철도 사업은 해당주민들의 절실한 교통 수요 요구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지금 4대강 예산이 이런 모든 민원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데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먼 산만 바라보고 있다. 이게 말이 되는가.
내가 사는 용인도 전철 연장 공사, 도로 신설 공사 모두가 연기되고 있다. 내년이면 다된다던 도로공사가 예산이 떨어지지 않아 아예 착공도 못 들어간다. 이 주범이 4대강 사업이라는 것을 과연 유권자들은 알고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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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지금 2~3년 안에 대한민국을 완전히 초토화 시키려고 한다. 권력을 사유화하여 엄청난 국민의 혈세를 자기들 편 쪽으로 고스란히 넘기고 있다. 4대강 사업을 하면 덕을 보는 것은 토목공사를 담당하는 재벌기업들과 관련지역 땅 부자들뿐이다. 이들을 위해서 국가의 세금이 고스란히 바쳐지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 장학금, 지방 교육재정, 기초 생활자 도와주는 돈, 일자리 만들기 위해 중소기업으로 가야 할 돈, 출퇴근 시간 아껴주기 위해 지방도로 철도 만들어야 할 돈이 대기업으로 땅투기꾼으로 새고 있는 것이다. 과연 언제까지 이를 눈뜨고 지켜보고 있을 텐가.
그런데 정말 기가 막힌 건 이런 걸 밝혀서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줘야 할 언론인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조중동은 원래 그렇다 치고 특히 방송 쪽은 완전 천하태평이다. 하긴 4대강 사업하고 그들의 목구멍하고 뭔 상관이겠나. 적당히 넘어가도 먹고사는 데 지장 없는 데 말이다.
이렇게 보면 이명박이라는 사상 초유의 괴물을 만든 건 8할이 언론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들은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cL) 마케터
출처 : http://v.daum.net/link/4732852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96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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