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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나 자신을 위한 외침

나 자신을 위한 외침
(서프라이즈 / 손오공 / 2009-10-16)


쥐! 쥐에 대한 반전이었다. 혐오의 대상이었던 쥐를 월트디즈니는 플루토와 함께 뛰노는 미키마우스를 먼저 머리에 떠올리게 하는 상징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고양이 톰의 수염을 당기고 도망가는 영악한 쥐, 제리. 하지만 쥐는 어쩔수 없이 쥐일 뿐.

그러나 작가 아트 슈피겔만이 그린 <쥐>에서의 쥐들은 아우슈비츠의 가스실에서 죽음을 맞고 소각로를 거쳐 야릇한 향기를 남기며 굴뚝의 연기로 사라진다. 고양이들은 쥐를 쫓아 애써 달리지 않는다. 방아쇠를 당기면 금방이다. 조금 더 수고를 해서 시범케이스로 목을 매달아 전시해 놓으면 남은 쥐들도 자기들의 목숨이 연기로 변해버릴 시간이 시시각각 다가오지만 한동안 조용해진다. 그 조용한 침묵 속에 함께 뛰놀 가족들이 하루하루 사라져 간다.

<쥐>에서 쥐는 유태인이고 고양이는 나치다. 작가 인 아트 슈피겔만이 그린 것은 자신의 아버지인 블라덱 슈피겔만의 이야기다. 아우슈비츠에서 생존방법은 오로지 '적당한 대가의 지불'로 이뤄지고 유지되는 계약관계이다. 그 지불이 중단되는 순간 그 동안의 관계도 한순간에 게슈타포에게 밀고 당하는 것으로 끝이다.  전쟁은 끝났다. 그는 결국 살아남았다. 살아남는 것 자체가 승리라고 표현되는 <쥐>의 내용은 조금 우울한 내용이다.

나치와 유태인과 같은 관계를 일본과 형성했던 우리이기에 조금 더 절절하게 다가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쥐>는 생각보다 잔인하지 않았고, 슬프지도 않았다. 좀 더 자극적이고 엽기적이길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여명의 눈동자를 보며 느낀 충격 이상을 사실 은근히 기대했었는데, <쥐>는 여명의 눈동자만큼 무겁지 않았다. 아트 슈피겔만은 더욱 잔인하게 그릴 수도 있었을 것이지만 그 안전하고 적당한 균형이 명작으로 평가받게 되지 않았을까? <쥐>는 적당한 균형 속에 끊임없이 유머러스했지만, 또 끊임없이 우울하기도 했다.

2010년을 맞이하는 대한민국. 쥐가 권력자의 상징이 되었다. 그 쥐는 벌금, 정직, 파면, 해직, 소송으로 남은 사람들의 침묵을 강요한다. 세종시의 강요된 침묵에 언론이 동조하고 그 동조에 추석민심이 전체가 침묵한다. 일반인들을 생계형 겁박으로 공포의 일상화를 실천하고 계신다. 미네르바가 시범케이스였고, 김이태 박사, 김동일 계장이 정직에 파면. 촛불시민들을, 진중권교수를 소송으로 괴롭히고 있다. 신영철이 아직도 대법관이며, 통일을 반대하는 자가 통일부 장관이 되고 총리가 위증, 위법, 탈법, 불법의 상징이 되었다. 노동3권을 부정하는 자가 노동부를 지휘하고 선생님들을 일제고사를 줄 세우기라고 바른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단체로 해직을 먹인다. 차례차례 우리들의 입인 마이크를 빼앗아 가고 있다. 가수가 마이크를 빼앗기고 방송인이 퇴출당한다. 윤도현님, 정연주 사장, 김제동에 이어 손석희 교수까지... 다음은 누굴까? 모두가 침묵하는 속에 바로 당신의 차례가 다가오고 있다.

밥 앞에 장사 없다는 밥통공안 시대 속에서 그래도 가족을 생각하며 울분을 참는 시민들은 자괴감에 빠진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들이 입을 닫고, 나주세무서 직원들이 숨을 죽이고, 일반 선생님들이 침묵에 동조한다. 방송인들이 마이크 앞에서 자기검열에 목숨을 거는 것이 내 밥줄이 위태로워지는 협박에 애써 누가 밥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라는 말로 자기변명에 합리화 시켜보고자 하나 차마 스스로 거울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양심에 자기 비하되는 자괴감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원칙속의 상식일 수밖에 없다. 자괴감, 자기비하, 치사함 속의 자조, 고까움 속의 침묵을 겪으며 김대중대통령님의 "담벼락을 보면서 소리라도 질러라." 라는 말씀이 떠오른다. 그것은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외침인 것이다.

아트 슈피겔만 <쥐> 속의 쥐들은 침묵 속에서 죽어나갔으며 살아남는 것 자체가 승리였으나 그 승리를 위해서는 철저한 대가의 지불이 있었다. 2009년 쥐들의 공화국은 그들끼리 만의 철저한 대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관행이었다는 말로 불법도, 탈법도 위법도 그 모든 것은 합리화 되어버린다. 청와대가 기업들의 수금처로 바뀌어버리고 행정관이 수금원으로 전락되어 버린다. 위장전입에, 위장기자에, 위장경제에 이제는 위장밥상까지. 우리 군인들과 전경들의 배는 쓰레기 처리장이 아니다.

그들이 말하는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위장 선전전 뒤에는 그 10년 동안 엄청난 상암지구 전체를 철거민들에게 반값에 공급한 반값아파트가 있었고,  국민임대주택이 58만 5천 3백여 가구가 공급되었고 경제성장율 5%대의 골드락스 경제였었다. 이명박정권 들어 보금자리라는 이름으로 반값아파트로, 꼴랑 3,400 세대 공급하는 임대아파트를 시프트라는 이름으로 전방위로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 그 광고비로 진정성 있게 서민을 위한 정책이나 추진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도덕이 무너지고 신뢰가 사라져버렸기에 시장통에 나가 어묵처묵쑈를 펼치지 않으면, 보금자리라는 이름으로 선전하지 않으면, 시프트란 이름으로 광고하지 않으면 그 원천적인 근원마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는 정권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미국의 경제성장율 2%는 숨겨놓고 중국은 10%인데 우리는 5% 밖에 안 되어 경제가 망했다던 그 이명박씨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747은 어디로 가고 매년 일자리 60만개씩 창출하리라고 큰소리 쳤는데 일자리 70만개가 사라져버린 지금 이명박씨는 어디에 있을까? 청와대에 지하 벙커가 있다고 하던데 그 벙커를 4대강으로 연결할 탈출구라도 만드실 생각인가? 엄청난 국민의 세금을 꼬라박아 우리 삼천리 금수강산을 유전자 조작하려는 이유가 그 것 외에 또 있을까? 알고 보니 나라 빚도 엄청나 이자 감당도 걱정일 지경이라는데...

미키에게는 미니라는 여자 친구가 있었다쥐. 모 여사님은 좋겠다. 모든 언론이 ‘적당한 대가의 지불’ 속에 공범이 되어 침묵하여 주는 나라에서 다이아를 이제는 발가락이 아닌 마빡에 붙이고 들어와도 누구하나 말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니...

 

(cL) 손오공

 

뱀발.. 나 자신을 위한 외침을 위해 섶으로 돌아옵니다. 뭐.. 꼭히 떠난 적도 없었지만^^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910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