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C 교섭은, 교섭이 아니라 함정이었다”
구미 KEC 김준일 지부장 분신 사태 관련 기자회견
이정희 대표 모두 발언
민주노동당은 총력을 다해 KEC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것이다. 전태일 열사 40주기가 지났어도 노동자가 몸에 불을 붙이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역사는 돌아온다. 우리의 싸움은 계속 되어야 한다. 이 모든 사건은 조현오 경찰청장 때문이다, 무엇 때문에 교섭하고 나오는 지부장을 그렇게 따라가서 잡는가. 경찰이 노사 간의 대화와 교섭을 보장하지는 못할망정 노동자를 탄압해서는 안 된다. 국민 여러분께서 노동자들이 모두 안전하게 돌아오고, 노동조합이 되살아날 때까지 지켜봐 주시길 바라고 보도해주시길 바란다.
2010년 10월 31일 |
오늘로써 구미 KEC 제1공장 점거 파업이 10일째다. 어제저녁 9시 50분경, 파업농성 중이던 김준일 지부장이 사측과의 교섭 중, 경찰이 들이닥쳐 강제연행하려 하자 이에 저항하여 분신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노사간 교섭장에 들이닥쳐 교섭 중이던 조합원을 강제연행하다니, 경찰이 앞장서서 노사간 대립을 격화시키고 교섭에 찬물을 끼얹고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지부장과 조합원들에 대한 체포영장이 이미 발부되어 있었고, 경찰의 강제진압이 충분히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교섭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은 사측의 공조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이명박 정부가 경찰을 앞세워 사측과 공모하여 노동자 죽이기에 혈안이 되어 이번 참극을 초래한 것이다. 경찰 공권력에 의한 무력진압을 위해 사측과 경찰이 공모하여 교섭이라는 미끼를 던진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더군다나 사태가 터지고 나서 경찰은 사람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는데도 사건 은폐에 혈안이 되어 환자 빼돌리기에 바빴다. 경찰은 화공약품에 의한 화상환자를 최소한 가장 빠른 시간에 전문병원으로 옮겨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건을 축소은폐하기에 바빴다. 1차 진료병원인 구미 차병원 담당의사가 환자가 위독하다고 했음에도 경찰은 환자를 전문병원으로 옮기지 않고 대구 푸른병원으로 가족들 몰래 빼돌렸다. 치료의 목적이라면 가족들을 빼돌릴 이유가 없다.
▲ 30일 KEC 노사교섭 중 경찰의 강제 연행에 항의해 분신한 김준일 금속노조 구미지부장이 구미 차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민중의소리 |
치료의 목적이라면 환자를 가장 빠른 수송방법을 써서 전문병원으로 옮겼어야 한다. 김준일 지부장이 상체와 얼굴에 2도~3도 화상을 입고 경찰에 의해 구미에서 대구를 오가며 이 병원 저 병원을 거쳐 한강성심병원에 도착한 것은 결국 새벽 5시였다. 경찰은 화공약품에 의한 목숨이 위독한 화상환자를 7시간 동안 이 병원 저 병원으로 돌린 것이다. 경찰은 이 사건을 처음부터 축소, 은폐하기 위해 가족들의 시선까지도 덮으려 하였다. 이는 경찰의 분신사건 축소은폐 조작기도가 명백하다.
현재 1공장에는 100여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파업 중이다. 파업이 열흘 동안 계속되고 있는데다, 경찰이 식량 한 톨도 허용하지 않아 먹지 못해 거의 탈진상태라고 전해진다. 여성노동자들의 탈진상황이 극심하다. 그런데도 경찰은 식량도 의료진도 약품도 전면 차단하고 있다. 경찰의 무도한 반인륜적 행태로 인해 노동자들이 열흘째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으며, 탈진상태에 처한 노동자들은 그 어떤 치료와 의약품 처치도 받지 못한 채, 쓰러져가고 있다.
김준일 지부장 분신사건은,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 강행과정에서 노조의 불성실한 교섭태도를 규탄하고 일자리를 돌려달라는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에 대한 강제진압 전초전으로서 노조 간부에 대한 사측과 경찰의 체포 공모가 부른 참극이다.
먼저, 김준일 지부장 분신사건을 둘러싼 ‘사측과 경찰에 의한 기획 체포공모 분신사건’ 진상이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겉으로는 친서민과 일자리를 말하면서 뒤로는 노동자를 죽이는 이명박 정부가 일말의 양심이라도 남아 있다면 즉각 진상 규명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이에 따른 책임자 처벌은 응당한 조처다. 이명박 정부가 조금이라도 지체한다면, 야권과 시민사회가 전면에 나설 것이다.
또한, 식량과 의약품 반입차단 등 파업노동자들에 대한 반인륜적 작태를 중단하고 즉시 물과 식량, 의약품과 의료진 투입 등 긴급 인도적 조치를 실시하라. 즉시 시행되지 않을시 이 또한 향후 어떤 사태가 촉발할지 모른다.
민주노동당은 오늘 이정희 당대표가 오전 11시 30분 한강성심병원으로 가서 김준일 지부장을 긴급 면회할 예정이다. 오후 2시 민주노총이 주최하는 긴급 기자회견(한강성심병원)에도 이정희 당대표, 홍희덕 의원 등 당 지도부가 함께 참석할 것이다. 저녁 7시, 긴급 촛불집회(한강성심병원)에도 이정희 당대표 등 지도부와 당원들이 함께 할 예정이다.
2010년 10월 31일
민주노동당 대변인실
구미 KEC 김준일 지부장 분신, 더 큰 참사 막아야 한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어제(10월 30일) 저녁 9시 50분경 김준일(46세) 금속노조 구미지부장이 분신하는 일이 벌어졌다. 김 지부장은 현재 얼굴 부위 3도의 중화상으로 하루 이틀 용태를 지켜보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이다.
김 지부장은 어제저녁 7시부터 회사 측과 막판 교섭을 진행하고 있었고 교섭이 결렬되어 자리를 뜨는 순간 경찰병력이 교섭장에 난입하여 노조간부들을 연행했고 김 지부장은 화장실로 피신하여 몸에 신나를 붓고 항거하였으나 경찰이 이를 무시하고 연행을 시도하자 분신을 한 것이다. 이후 경찰은 위중한 김 지부장을 구미 순천향병원과 차병원, 대구 푸른병원 등 몇 번씩이나 병원을 옮겼다가 민주노총의 강력한 요구로 오늘(10월 31일) 새벽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러한 사태는 이미 예견되었던 바이다. 위험물질이 가득한 밀폐된 공장을 점거한 조합원들에게 10일이 넘도록 물과 음식물, 심지어 생리대 반입조차 막는 반인륜적인 처사가 계속되었고 회사와 경찰은 대화를 통한 해결은커녕 교섭을 빌미로 지부장을 불러내어 연행하려 했던 것이다. 특히 경찰관계자들이 협상의 여지가 없으니 노조를 고사시키겠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하고 있었으니 이번 사태는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더 큰 참사를 막아야 한다.
김 지부장의 용태도 걱정스럽지만 지금 농성현장은 무슨 참사가 벌어질지 모를 심각한 상황이다. 주요 간부들은 농성돌입 때부터 유서에 가까운 편지를 가족들에게 남겼고, 생사고락을 같이하던 간부들이 연행되고 지부장이 분신하여 생명이 경각에 달린 상태에서 농성조합원들은 격앙되어 있으며 위험물질이 가득한 밀폐된 반도체 공장 안은 화약고와 같다. 회사와 경찰이 농성조합원을 자극하거나 장부 당국이 사태의 원만한 해결노력을 보이지 않을 경우 구미 KEC 공장은 용산참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끔찍한 사태로 비화될 것이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더 큰 참사는 막아야 한다. 이에 민주노총은 정부와 회사에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농성현장에 배치된 경찰병력과 용역직원들을 철수시킬 것
둘째, 농성조합원들에게 의료진과 식량 및 생필품을 제공할 것
셋째, 직장폐쇄 철회 등 사태해결의 구체적인 의지를 표시할 것
넷째, 국회차원의 진상조사와 책임자를 처벌할 것
이상의 요구는 이미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들이다.
정부는 G20 서울회의를 앞두고 국제사회 갈등해결의 조정자 운운하고 있지만 국내 상황조차 해결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조정을 입에 올릴 수 있으며 인권과 노동권을 짓밟으면서 무슨 국격과 선진화를 논할 수 있을지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KEC 사태의 해결 없이는 G20도 없다.
사태해결 없이는 전면전밖에 없다.
지금의 상황은 반노동정책으로 일관해온 이 정권이 자초한 것이며 정권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 노동3권이 사라지고 노사자율도 없이 정부의 부당한 개입과 공권력의 힘만으로 노동조합과 노동자를 탄압하는 상황은 극렬한 저항을 초래한다. 이런 극단적인 상황조차 기만으로 모면해 보려고 한다면 우리의 선택은 정권에 대한 전면전밖에 없다.
민주노총은 사태가 더 악화되지 않게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야 5당은 공동으로 진상조사를 실시하기로 하였고 양식 있는 시민사회 역시 민주노총과 함께 하고 있다.
그러나 장부 당국이 지금까지와 같이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한다면 민주노총은 전면적인 저항과 투쟁을 조직할 수밖에 없다. 11월 7일 전국노동자대회와 11월 11일 G20 규탄투쟁 등 민주노총 차원의 대규모 집회와 행사를 앞둔 지금, 선택은 장부 당국의 몫이다.
살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야만의 시대, 인권과 생명을 경시하는 독재정권에 대해 저항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생명이 쓰러질 것인바, 민주노총은 투쟁할 수밖에 없다.
2010년 10월 3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협상 중 연행이라니, MB 정부가 분신 불렀다” (오마이뉴스 / 박상규 / 2010-10-31)
뜨거운 분신이 정국을 차갑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경북 구미 소재의 반도체 생산업체 KEC 노동조합 김준일 지부장 분신 사태와 관련 노동계와 민주당 등 야 5당이 공동 대응에 나기로 했다. 민주당 등 야당들은 “이명박 정부의 시민 억압정책이 분신 사태를 불렀다”며 공개적으로 조현오 경찰청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G20 정상회의 개최를 목전에 두고 정국이 급속이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김준일 금속노조 구미지부장 분신 사태와 관련 민주노총과 야 5당은 공동으로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벌이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노동계와 야당은 “KEC 노사가 협의를 마치자마자 공권력이 노조 대표자 연행을 시도한 것은 경악스런 일”이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노사가 교섭하는 중에 노동조합 대표자 연행을 시도하는 건 군사독재 시대에나 있을 법한 일이다”며 “소통을 무시하고 강압적인 통치를 해온 이명박 정부가 이번 사태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규정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는 반노동정책으로 일관해온 이명박 정권이 자초한 것이고 정권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노조 지부장이 분신하는 극단적인 상황조차 기만으로 모면하려 한다면 우리의 선택은 정권에 대한 전면전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특히 민주노총은 “정부 당국이 지금까지와 같이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한다면 민주노총은 전면적인 투쟁을 조직할 수밖에 없다”며 “오는 11월 7일 전국노동자대회와 11월 11일 G20 규탄투쟁 등 민주노총 차원의 대규모 집회와 행사를 앞둔 지금 선택은 정부 당국의 몫이다”고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120일이 넘는 쟁의 기간 이후 처음 교섭을 하자고 김 지부장을 불러낸 뒤 갑자기 연행을 시도하는 건 사신의 목을 베는 파렴치한 일과 다름없다”며 “2009년 쌍용자동차 사태 때에도 이런 일은 없었다”며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다. 김 지부장 분신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이전락 민주노총 경북본부장은 “연행 시도 과정과 시간을 보면 경찰과 사측이 사전에 논의를 마친 뒤 움직인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반도체 공장에는 위험 화학물질이 많아 공권력이 강제 집행에 나서면 불행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누차 경고했었다”며 “하지만 경찰은 노사 협상이 결렬되고 사측 대표가 나가자마자 김 지부장 연행을 시도했는데, 사전 논의 없이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하냐”고 따졌다.
김 본부장에 따르면 노사 협상은 30일 오후 7시부터 KEC 제1공장 2층에서 진행됐다. 협상은 오후 9시 50분께 결렬됐다. 경찰의 강제 연행 시도는 오후 10시께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은 “김 지부장은 연행 시도 이야기를 듣고 곧바로 공장 지하 1층 여자화장실로 피신을 했지만 경찰은 화장실 문을 부수며 진입을 시도했다”며 “분신 직전에도 김 지부장이 위험을 경고했음에도 경찰은 듣지 않았다”고 이번 사고는 인재라고 주장했다. 정치권도 이번 분신 사태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31일 오후 김 지부장이 입원해 있는 한강성심병원을 찾아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KEC 파업 현장은 손 대표가 춘천 칩거를 끝낸 후 처음으로 방문했던 곳이기도 하다. 손 대표는 “어젯밤 노사 협상이 있다고 해서 기대를 했는데 결국 사측과 경찰이 노조를 속였다”며 “아직 용산 참사의 기억이 생생한데 이명박 정부가 노동자를 국민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노조를 말살하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병상에 누워있는 김 지부장을 만난 손 대표는 “내가 죄의식을 느낀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함께 병실을 방문한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와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등도 김 지부장의 쾌차를 빌면서 “야 4당이 힘을 합쳐 경찰이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KEC 교섭은, 교섭이 아니라 함정이었다”며 “수배자로 하더라도 교섭을 할 때는 체포하지 않는 게 상식이자 철칙인데, 모든 게 산산이 깨졌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역시 “교섭 와중에 노조 대표를 연행 시도는 80년대에도 없던 일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과 야당은 우선 “제2의 분신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노조원 200여 명이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KEC 구미공장 주변에서 공권력을 철수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현재 경찰은 열흘 동안 물은 물론이고 여성 생리대조차 공장으로 반입시키지 않고 있다”고 조속한 노사 대화를 촉구했다. KEC 노동조합은 지난 6월부터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을 금지하는 타임오프제 실시에 항의하며 쟁의를 시작했다. 이후 회사는 직장폐쇄 등으로 맞서는 등 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노조는 지난 21일부터 공장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분신을 시도했던 김 지부장은 현재 한강성심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측은 “목숨에는 지장이 없지만, 얼굴과 손 등에 3도의 화상을 입었고, 기도 등 호흡기에도 화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병원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한편 경찰은 “노조의 불법 점거가 장기간 지속돼 회사에 막대한 피해가 있어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던 중 이번 사안이 발생했다”며 사측과의 사전 협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경찰은 “경찰의 적법한 법집행과정에서 발생한 만큼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적법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구미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던 김 지부장을 가족과 다른 조합원들 몰래 대구 쪽 병원으로 강제 입원시켜 비난을 받기도 했다. |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10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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