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라 공화국
(서프라이즈 / 이민재 / 2010-08-25)
이 시대의 충견, 조현오의 찔러보기가 식사준표님의 특검쑈로 넘어가고 벗겨도 벗겨도 끝이 없는 양파껍질의 인사청문회가 참 가관이다. ‘아니면 말고…’라는 식의 무차별한 테러리즘은 언제나 레퍼토리가 되어가고, 이놈의 정부 끝날 때까지 계속 될 모양인가 보다. 어쩜 거대한 문화권력을 등에 업은 사쿠라 공화국에서는 충분히 가능할 만도 한 현실인듯 싶다.
이쯤 되면 대한민국 국민들 쪽 팔린 줄 알아야 한다. 지난 10여 년 그렇게 꼬꾸라지고 피를 토하며, 민주 정권에 대해 악의적으로 씹어온 그대 자신들을 곰곰이 돌아보시라.
지금 꼬라지가 어떤가? 아직도 노무현이 밉고 김대중이 같잖아 보이나? 무엇이 우리 사회를 악으로 인도하는가? 무엇이 이 사회의 정서를 갈기갈기 찢어놓는 것도 모자라서, 뻔뻔하게 추악한 그림자를 덮어씌우는가?
우리 고매하신 진보매체는 뭐하시나? 왜 이런 뻔할 뻔 자의 언론플레이를 두고 파헤치지 못하는가? 하기사 몸소 친절하게 ‘관장사’를 운운해 주셨으니, 어디 그럴 엄두나 나겠느냐마는 최소한의 기본머리는 되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노무현을 욕하던 그 당당한 호기들은 어디 갔나? 노빠들을 비웃던 그대들의 지적 자아도취는 어디에 감추셨나?
대한민국 공직자가 아무런 증거 없이 전직 참여정부의 수장을 악의적으로 모독하는 발언을, 그것도 자신의 조직 아래 있는 사람들에게 친절히 주입시켰다. 이거 명백한 헌법 모독이며, 정치개입이다. 피의자가 그 저항권도 행사하지 못한 채 숱한 저주 어린 광기들로 이 세상을 등졌는데, 그러한 강압적인 표적수사와 피의사실공표에 존재하지 않았던 차명계좌가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 것이며, 그리고 또한 저질 인사청문회가 열어지고 있는 이 시점, 왜 그것이 도드라졌을까?
양아치 근성이라는 게 이렇다. 성공과 입신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룰도 상식도 예의도 따지지 않는 그래서 학벌위조 하나에 한 트럭 얽혀 사는 우리들의 모양새가 이렇다. 아주 더럽다. 역겹다. 추접스럽고 부끄러워 죽겠다. 이런 놈의 나라가 내 조국이라니, 이런 놈의 정부가, 이런 놈의 정치판이 내가 살아나가는 대한민국의 모습이라니…….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을 공격하는 파상적인 야당 공세에 노무현 대통령은 야당이 정정당당하게 정책적인 비전과 노선으로 싸우지 않고, 대통령을 공격하여 그들의 정치적인 유리함을 차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공직자의 수장인 것은 맞지만 이러한 정치적 속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열린우리당을 두고 제 스스로가 국정운영을 잘한 것 같고, 또 앞으로 지지를 해주시려거든 열린우리당에 힘 좀 실어달라 말씀하셨다. 공천개입도 없었고, 선거 개입도 하지 않았다. 그저 딱 한 번 저런 의중을 공중파에 나가셔서 표현하신 것 이외에 그 어떤 중립적인 의무를 훼손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가? 탄핵당하셨다. 지난 시절이 그러할진대, 어찌 조현오 같은 삼류 양아치 근성이 일국의 공직자로서 타당하다는 말인가?
어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인사청문회가 당신네들의 상식적 기준과 이름 모를 히스테리에 적합하다는 말인가? 지난 참여정부를 거꾸로 매달아 흠씬 두들겨 패던 우리 국민의식들이라면 지금 이명박 정부의 8.8 개각뿐만 아니라 지금 존재하는 정부 공직자 중에 웬만한 인간들은 다 끌어내려 져야 한다.
이놈의 나라는 일관성도 없나? 최소한의 양심과 도덕적 잣대마저 이명박 당선으로 하여금 엿 바꾸어 드셨나?
지난 참여정부에서는 일국의 총리가 국경일에 골프 한번 쳤다고 쫓겨났다. 행자부 장관은 기습시위 하나 막지 못했다는 같지도 않은 이유들로 쫓겨났다.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내정자는 어떠했는가? 그저 인사 청문회만 시작되면 코드가 어쩌고 뭐가 어쩌고…….
그새 까마귀 고기를 드셨는지, 어째 이놈의 정부에서 나오는 인간들은 위장전입을 기본으로 시작하여 논문표절까지 아주 쌍끌이로 사기질이다.
문화권력이, 이래서 참 무서운 것이다. 사람들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사람들의 상식적 판단을 이렇게 굴절시킨다. 친일에 민족을 팔고, 독재의 시녀 노릇을 일삼아 너도나도 반칙하며 부패해지고 일그러진 우리들의 지성적 병폐는 반드시 극복되어야 한다.
그래서 철학이 중요하며 인문학이 중요한 것이다. 무엇이 되겠느냐? 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 가 중요하며 소유된 의미가 아니라, 존재론적 의미로 살아나가야 한다.
김대중 대통령님은 그러하셨다. 내 님 노무현 대통령님도 그러하셨다.
당신네들에게 두고두고 빨갱이라 손가락질 받고, 바보라 놀림당하던 두 위인의 생애가 처참하듯 나의 슬픔으로 자리 잡는다.
국민 스스로가 변해야 한다. 개인이 진보해야 한다. 스스로를 깨우쳐야 한다. 우일신(又日新)해야 하며, 실천해야 한다.
이성의 잠은 괴물을 낳는다 하였다. 학자의 잉크는 순교자의 피보다 붉다고 하였다. 국민의 정서가 변해야 한다. 진실을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 사회는 이렇듯 껍데기들이 판을 치는 나라이다.
그래서 나는 사기 공화국에 산다.
그러니 껍데기는 가라! 제발 가라!
이민재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950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