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인도 곳곳에 '금'... 지반침하 시작됐나
외국 강 살리기와 정반대인 4대강 사업의 미래
(오마이뉴스 / 최병성 / 2010-03-16)
▲ 이명박 대통령의 최고 자랑인 청계천에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 최병성 |
오랜만에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시절의 자랑인 서울 청계천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눈앞에 믿기 어려운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청계천의 인도가 지반침하로 무너지기 시작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지반침하로 한쪽이 가라앉기 시작한 청계천 이제 완공된지 5년도 되지 않은 청계천이 지반침하로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 최병성 |
▲ 이게 바로 청계천의 진실 5년만에 벌써 무너지기 시작한다면 앞으로 어떤 일이? ⓒ 최병성 |
반듯해야 할 인도가 물이 흐르는 하천 쪽으로 기울기 시작하였고, 그 때문에 화강암으로 깔아놓은 보도블록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청계천의 지반침하가 발생한 것은 어제 오늘이 아닌 듯했습니다. 이미 한 차례 벌어진 틈을 시멘트로 메웠으나, 또 다시 많은 간격으로 벌어지자 이번에는 틈새를 모래로 채워 놓은 것입니다. 인도에 모래가 있는 것이 신기하였는지 짓궂은 아이들이 모래를 헤쳐 놓은 곳도 있었습니다.
▲청계천의 지반침하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듯... 시멘트로 메웠으나 또 다시 벌어지는 청계천이 지반침하게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 최병성 |
▲ 아이들에게 신기한 장남감이된 청계천 지반침하 청계천에 모래가 신기했나요? 아이들이 틈새를 파보았네요. 여기에 뽀족구두가 빠지면 누구 욕좀 나오겠네요 ⓒ 최병성 |
청계천의 인도가 무너지기 시작한 이유에 대해 허재영 대전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님께 자문을 구했습니다. 허 교수님 왈 "청계천은 콘크리트 어항이기 때문에 주변에 흐르는 지하수가 청계천 안으로 유입되지 못하고 콘크리트 벽을 따라 흐르면서 물길이 생겼고, 그에 따라 지반이 유실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하였습니다.
만약 허재영 교수님의 지적이 사실이라면, 앞으로 청계천의 지반침하로 인한 무너짐 현상은 더 가속화 될 것입니다. 인도 아래 지하이기 때문에 다 뜯어내지 않는 한 완벽한 보수가 어려울 것입니다. 또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지하수이기에 보수공사를 한다 할지라도 이런 현상은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반침하로 인한 무너짐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곳은 청계천의 시작점인 모전교에서부터 광통교에 이르는 우측 인도입니다. 이곳엔 지반침하뿐 아니라 인도에 깔아놓은 콘크리트조차 부실공사로 부서지기 시작하였고, 물가에 쌓아놓은 돌 축대도 하천 쪽으로 무너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서울시는 이 바위틈새를 모래로 메워 놓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청계천 시설관리실 한 관계자는 16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청계천 인도가 벌어진 원인은 지난 겨울 날씨가 너무 추워 얼었기 때문"이라며 "땅속이 얼어 치솟아 올랐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날씨가 풀리는 3월 말부터 보수공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청계천의 콘크리트 바닥은 부실공사임을 증명하고... 이게 흙인가요? 시멘트콘크리트인가요? 흙처럼 부서지는 청계천 바닥이 부실공사임을 증명합니다. ⓒ 최병성 |
▲ 돌축대도 무너지기 시작하고 청계천의 하천변 돌축대도 그 입을 크게 벌리기 시작했습니다. ⓒ 최병성 |
청계천이 완공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모전교 곁에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인사말이 2005년 10월이라고 밝히고 있으니 이제 겨우 만 5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5년 만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리고 그 수리 및 관리비용은 얼마나 더 발생하게 될까요?
사람이 만든 것은 무너진다, 그러나...
뭐 이런 정도 가지고 난리냐고 하실 분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이 만든 것은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가 다를 뿐이지요.
이명박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에서 한강이 아름답다며 4대강사업의 모델로 한강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전국의 4대강을 한강처럼 만들기 위해 온통 파헤치고 있습니다. 준설하고 보를 세워 물을 가득 채운 한강, 과연 얼마나 아름답고 완벽할까요? 한번 같이 한강으로 나가보실까요?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강이요, 물이 가장 많은 여의도 앞 한강변입니다. 그런데 이 한강이 곳곳에 무너지고 있습니다. 견고할 것만 같았던 콘크리트 둑이 무너지며 오히려 사람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 이명박 대통령이 아릅답다며 4대강사업의 모델로 제시한 한강 이게 4대강사업의 모델이라면 4대강의 미래는 참으로 암울합니다. ⓒ 최병성 |
▲ 참 아름다운 한강입니다? 이 한강이 아름답다는 사람들이 만들어갈 4대강의 미래는 보나마나 뻔한 것 아닐까요? 한강이 아름답다는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는 것일까요? 무지 or 탐욕? ⓒ 최병성 |
무너지는 이 한강을 만든 것은 1983년 제5공화국 전두환 대통령입니다. 한강의 친수공간을 개발한다며 모래를 준설하고 보를 세웠습니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사업과 너무나 똑같습니다. 그러나 30년도 채 되지 않아 사람의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사업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인공적으로 만든 4대강이 과연 몇 년이나 지속될까요? 청계천이 완성된 지 5년도 안 돼 지반침하로 무너지기 시작하였습니다. 4대강사업의 모델인 한강도 30년이 채 되지 않아 곳곳이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사람이 만든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망가지기 이전에 아름답던 한강의 모습은
지금 한강은 시멘트 콘크리트에 갇혀 물고기가 알도 낳을 수 없는 죽음의 수로에 불과합니다. 아름답던 한강변 모래톱을 준설하고 보를 세워 물만 가득 채워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한강은 사람이 발도 담글 수 없는 단절된 강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르네상스라는 이름으로 수천억을 들여 공사를 하였지만, 여전히 한강은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수로에 불과합니다. 한번 망가진 강은 다시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 이게 바로 한강의 진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수천억원을 처발라 한강 르네상스까지 하였지만 여전히 한강은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죽음의 수로일뿐입니다. 준설하고 보를 세우는 4대강의 미래는 바로 이 모습입니다. ⓒ 최병성 |
그렇다면 전두환 대통령의 준설과 보 건설로 한강을 죽이기 전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태초의 한강은 수많은 시민들이 강수욕을 즐기던 살아있던 강입니다. 이 아름다운 강을 1983년 전두환 대통령이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죽음의 수로를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28년이 지난 지금 생명의 강을 죽음의 수로로 만드는 일을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에서 똑같이 반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 진짜 살아있는 한강은 바로 이 모습 준설하고 보를 세우기 이전의 한강은 수많은 시민들이 강수욕을 즐기던 모습입니다. 이게 진짜 강이지요. 그러나 누가 이 한강을 죽여버린 것일까요? 그런데 또 다시 살아있는 4대강을 발도 담그지 못하는 죽음의 수로로 죽이려하고 있습니다 ⓒ 최병성 |
외국도 하천 개조가 실패라고 인정
지금 선진국은 인위적으로 하천을 개조한 것이 잘못임을 깨닫고 원래의 자연으로 돌아가는 복원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키시미강과 스위스의 투어강, 독일의 이자강 등 세계 많은 곳에서 진짜 강 살리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강을 수로로 만들자 지하수가 고갈되고 홍수가 더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독일의 이자강과 스위스의 투어강의 경우 수로였던 강을 뜯어 모래톱과 여울이 있는 자연의 강으로 복원하자 수많은 시민들이 자연으로 살아난 강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 수로에서 자연으로 돌아온 독일 이자강 수로를 모래톱과 여울이 있는 자연의 강으로 복원한 이자강입니다. 그러자 강이 살아나고 사람들이 행복해하고 있습니다. ⓒ 임혜지박사 |
▲ 자연과 인간이 하나되는 진짜 강 살리기 현장 수로를 띁어 모래톱과 여울로 복원한 독일 이자강의 아름다운 모습. 그러나 4대강사업은 이와 정반대로 자연의 강을 죽여 수로로 만드는 일입니다. ⓒ 임혜지박사 |
▲ 세계가 부러워하는 살아있는 낙동강 우리의 강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살아있는 강입니다. 그런데 이 강이 죽었다며 파헤치고 있습니다. 미쳤지요. 미쳐도 단단히 미쳤지요. 미치지 않고서는 그럴 수 없습니다. ⓒ 임혜지박사 |
이미 세계는 자연의 강을 수로로 만든 것이 잘못임을 깨닫고 원래의 강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세계가 실패라고 인정한 것을 100년이 지난 지금 '강 살리기'라는 거짓 이름으로 따라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사업이 실패할 것임은 무너지고 있는 죽음의 한강이 명백히 증명하고 있습니다.
청계천을 복원하고 벽에 새겨놓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인사말 중 "우리 일천만 서울시민은 청계천이 어둠의 세월을 용서하고 본래의 모습을 찾아 우리의 품으로 돌아왔음을 온 천하에 고하노라"라는 내용이 써 있었습니다. 이 말은 조만간 다시 한 번 반복될 것입니다.
▲ 어둠의 시간을 용서하고? 청계천 입구에 새겨놓은 이명박 서울시장의 기념비. 만약 4대강이 이대로 죽게된다면, 4대강에서 바로 이 말이 또 다시 반복될 것입니다. ⓒ 임혜지박사 |
이명박 대통령이 청계천을 복원하며 "어둠의 세월을 용서하고"라는 말을 하였듯이, 다음 정부에서 '지난 정권의 탐욕으로 4대강이 죽음의 수로로 전락한 것을 용서하고 자연하천의 본래 모습을 찾아…'라고 외칠 것입니다.
1958년 청계천이 콘크리트로 덮이고, 그 위에 청계고가가 건설될 당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환호하였을까요? 그러나 47년이 지나 이 재앙의 콘크리트를 걷어냈습니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이 개발의 이름으로 4대강 죽이기를 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대로 4대강이 인위적인 수로로 전락한다면, 이명박 대통령이 권좌에서 물러난 즉시 복원 운동이 일어날 것입니다. 4대강의 물은 썩고 생태계가 파괴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미 세계가 인공 수로가 잘못임을 증명하였기 때문입니다.
5년도 되지 않아 청계천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독일의 이자강과 스위스의 투어강은 100여년 만에 다시 여울과 모래톱이 있는 자연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인간이 자연을 건드리는 것은 결국 재앙을 쌓는 일입니다.
4대강사업은 생명의 강 죽이기이며, 결국 후손들에게 재앙을 물려주는 것에 불과합니다. 더 늦기 전에 4대강 죽이기는 여기서 멈춰야합니다. 지금 당장!
최병성 / 오마이뉴스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2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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