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청년이 세계인에게 보내는 편지
(서프라이즈 / 5.18광주청년 / 2011-02-05) 여러분, 오늘 저는 여러분에게 이집트에서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드리기 위해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1월25일 불붙은 데모는, 스스로가 당연히 누려야 할 인생의 권리를 요구하는 국내의 청년들에 의해 조직되었습니다.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는 그것을 부정하며, 무슬림 동포단과 같은 반정부조직이 일으킨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느 대립당파적인 행동이 아닌, 사회 전반에 걸친 행동임을 알려드립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호스니 무바라크(올해83세)는 81년부터 이집트의 대통령이었습니다. 그것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저희들의 입장이 되어 상상해보시기 바랍니다. 무바라크는 저와 저의 친구들 모두가 태어나기 몇 년 전부터 대통령이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에도, 중학, 고교생일 때에도, 대학생이 되고, 결혼을 해서 아이가 생길 때까지도 무바라크는 줄곧 대통령이었습니다. 단순히 무바라크 한 사람 만이 ‘내 인생 전부’에 걸쳐 대통령을 해 온 것이 아닙니다. 그를 둘러싼 일당들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아흐마드(올해79세)는 86년부터 대신이었으며, 90년도부터 21년간 줄곧 의회의 지휘자(인민의회(하원)의장)이었습니다. 사프와트(현 상원의원)는 80년대부터, 다른 이들 역시 마찬가지로, 우리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정부의 중추에 서 있으며, 지금까지 그 지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국가의 상황은 구석구석까지, 많은 사람들에 의해 악화의 일로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교육, 보도, 경제 등 그 모든 것들이 잘못된 방향을 향하고 있었으며, 그것은 우리가 태어난 이후 줄곧 변함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집트의 일반인들이 어떤 생활을 하든 상관없이, 정부는 독점기업이 더욱 큰 이익을 취할 수 있도록 ‘개혁’해 왔습니다. 그와 동시에, 1981년부터 줄곧 ‘비상사태선언’이 기능하고 있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누구라도 국가안전보장상의 이유로 재판을 받아 신체를 속박 당하는 일이 인정되어 왔습니다. 또한, 선거에서는 부정이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진실의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그 어떠한 표현형식도 인정받지 못하며 거부되어 왔습니다. 대학의 학생조합 선거까지 부정으로 물들어, 뼛속까지 타락한 상태입니다! 온갖 분야의 지도자들, 지사, 대학장, 공장장마저도 퇴역한 장군들입니다. 사회 레벨의 부패는 말할 것도 없으며, 젊은이들 사이의 실업률은 이미 오래전에 크게 상승, 빈곤이 만연해 국민의 절반 이상이 최저생계라인 이하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이곳에 다 적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변화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은 지금까지 줄곧 경찰이나 치안당국을 두려워해 왔습니다. 재판 없이 우리들을 구금하고, 고문하다 살해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습니다! 30년간 우리들은 기다리고, 또 기다리며 언젠가 이것들이 바로잡힐 것이라 기대해 왔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의회선거에서는 이례 없는 규모의 부정이 행해졌으며, 무바라크에게 또 한 번 -앞으로 6년, 혹은 그가 죽을때까지- 대통령의 임기를 부여했습니다. 우리는 가능한 평화적인 수단을 취하려 했지만 자유성명에 서명하는 것조차도 추방의 이유가 되어 추궁 당했습니다.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었습니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 아이들을 위해 더 나은 인생을 준비해 두는 것은 우리들의 권리입니다.
속아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을 움직이고 있는 것은 어떠한 야당이나 이슬람주의자가 아닙니다. 사회전체가, 그 중에서도 특히 우리 젊은이들이 이번 사태를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평화적으로 데모하고 있지만, 정부는 깡패나 악당들을 동원해 저항자 사이에 잠입시켜 문제를 일으킨 후 그것을 우리들의 책임으로 떠넘기고 있습니다. 정부는 사정없이 우리에게 폭력을 휘둘렀으며, 인터넷이나 미디어를 검열, 진짜 총탄과 고무탄, 최루가스로 공격해 몇백명이나 되는 저항자들을 구금하거나 많은 사람들을 살상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이며, 게다가 대부분이 일방적인 싸움입니다. 우리들을 공격하는 경관들이 우리의 동포임을 알고 있습니다. 단지 그들은 ‘명령에 따를 뿐’입니다. 우리들은 가능한, 어떠한 상황에 있어서도 경관들이 상처입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애하는 전 세계의 여러분. 지금은 당신 스스로를 위한 진실의 순간입니다. 당신의 양심은 아직 살아있나요? 혹은, 당신은 인간성보다도 이해관계를 중시하고 있나요? 당신 자신의 존엄을 증명하고, 인간성의 회복을 요구하는 우리들을 도와주실 수 있겠습니까. 아니면, 우리가 전차에 무너져가는 모습을, 화를 내며 그저 지켜보고만 계시겠습니까? 당신이 결정해야 할 일이겠지만,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당신이 평생에 걸쳐 안고 살아가야 할 하나의 문제이기도 하며, 언젠가 당신의 자녀들과도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정면으로 마주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2011년 1월 27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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