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비용
천안함 사고의 진실이 고스란히 밝혀졌다면, 그 은폐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좀더 일찍 밝혀냈다면, 북미 간 핵 갈등이 다소 고조되었다 하더라도 대한민국이 연평도 피격과 같은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천안함의 진실을 저 연평도 앞바다에 수장해 놓은 채로 시간을 보내고 있고, 그렇게 무심히 흐르는 시간만큼 천안함의 진실을 은폐한 결과들이 쌓이고 쌓여서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군사적 긴장관계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지 않은가?
28일에는 서해 상에 미국의 핵 항모 ‘조지워싱턴’이 들어선단다. 천안함 사고의 진실이 온전하게 밝혀졌다면 ‘조지워싱턴’이 중국과의 마찰을 감수하면서까지 서해에 들어올 일이 있었겠나? 애당초 호국훈련이 예년과 달리 서해 상에서 대규모 상륙작전으로 계획되고 실행되었겠는가? 이명박의 한반도 대운하가 변장한 4대강으로 진실을 은폐하여 진행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도 우리는 이미 그 비용들을 지불하고 있으며 현재의 비용이 단순히 4대강 사업이라는 단일사업에 대한 비용이 아니라 그 파생확대되는 비용청구가 미래로 유보되고 있듯이, 천안함 사고의 진실은 단순히 초계함 한 척에 대한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천안함 사고의 진실 하나가 은폐되면서, 일본은 총리가 바뀌는 비용을 지불했고 우리의 외교가족부는 한미 간 통상협상에서조차 국민들이 부담할 파생비용들의 청구서에 사인이나 하고 있지 않은가? 더불어 공화국의 국군이 일개 정치세력의 정치목적에 편승하여 진실을 은폐한 공범이 되면서 그 은폐를 시작한 날로부터 지금까지 공화국의 국민은커녕 자기들 스스로도 지켜내지 못하는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것 아닌가? 단지, 정권의 정치적 목적과 똥별 몇 개의 자리를 보전해주는 대가를 일선의 지휘관들과 젊은 사병들이 부담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러나 진정한 문제는 진실을 은폐하고, 관망하며 시간을 보낸 결과, 앞으로도 추가로 지불해야 할 비용이 연평도 피격 정도뿐이겠는가? 당장 ‘조지워싱턴’의 서해 진입만으로도 비용의 예정가격은 급상승하지 않는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처음부터 지금까지 관망하는 야당을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혹여, 다가올 총선과 대선 국면에서 정치적 카드로 사용할 요량인지는 몰라도 그때까지 진실은폐에 암묵적으로 동조한 결과가 과연 선거를 용인하겠는가? 연평도가 피격되었기 때문에, 천안함은 당분간 거론하지 말아야 할 사안이 아니라 6·25 이후 최초로 북한 정규군에 의한 직접적인 공격이 연평도를 피폭했기에 지금이야말로 천안함을 온전하게 다시 세상에서 크게 외쳐야 하는 것 아닌가? 연평도 피격으로 천안함을 더 깊이 묻고 나서 더 큰 재앙으로 비용을 지불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야말로 천안함의 진실을 규명하여 더 이상은 불필요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겠나? 야당은 지금이라도 다시 천안함이 수장된 그 순간, 46명의 공화국 젊은이들의 생과 꿈이 차가운 바다 속으로 빨려 들어갔던 바로 그때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더 이상 이 미친 거짓질주를 멈추기 위해서는.
카모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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