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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사건의 교훈] 미친 개에게 물린 상처는 남는다

[한명숙 사건의 교훈] 미친 개에게 물린 상처는 남는다
(서프라이즈 / 워낭소리 / 2009-12-11)


미친 개들이 한명숙 전 총리를 물어뜯었다. 미구에 광견병이 완치되었을지라도 미친 개에게 물린 상처까지 없어지진 않는다. 영광의 상처라고 해서 상처가 아닌 건 아니다.

가해자의 가해사실을 증명하는 것보다 피해자의 피해사실을 증명하는 게 더 어렵다.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 증명론에서 '입증책임의 전환 이론'이 나온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불의한 세상에선 피해자가 피해사실의 증명을 요구받고, 이럴 경우 힘들어지는 건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다.

김대중-노무현을 잃고 한명숙 전 총리마저 위태로워진 지금, 아마도 진보진영은 집권 10년 동안 힘을 기르지 못한 것을 천추의 한으로 새기고 있을 것이다. 어설픈 용서와 관용이 얼마나 무서운 재앙으로 돌아오는 지를 처절하게 맛보고 있다. 인조반정의 주역이었던 이귀를 광해군 대의 집권당인 북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풀어준 광해군이 결국 풀려나온 이귀의 손에 쫓겨나고 결국 죽임을 당한 전례와 빼닮았다.

민사소송에서 원고의 소에 반응하는 방식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피고로서 응소하는 방식, 또 하나는 반소 원고로서 응소하는 방식이다. 앞의 것은 소극적 방어이며, 뒤의 것은 공세적 방어인데, 한 전 총리의 입장에선 뒤의 방식을 취함이 합목적적이다. 이명박 정권 등장 이래 일방적으로 깨진 연유는 저들의 공세에 수세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만 가지의 공리공론보다 한 가지의 실천이 중요한 때다. 칼 맑스-엥겔스 공저 <포이어바흐에 관한 테제>의 한 대목을 붙이며 줄인다.

"모든 사회적 삶은 실천적이다. 철학자들은 세계를 단지 여러 가지로 해석해 왔으나,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혁시키는 일이다.

인간의 사유가 대상의 진리를 포착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결코 이론적인 문제가 아니라 실천적인 문제다. 인간은 실천을 통해 사유의 현실성, 즉 진리를 증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실천과 유리된 사유의 진리를 논하는 것은 공리공론에 불과하다."

 

(cL) 워낭소리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01493